누군가를 닮아가기도, 누군가의 닮음의 대상이 되기도
조직 안에서 리더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일 것이다.
우선은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인정'일 것이고, 이 사람이 리더가 되면 더 잘해 낼 것이라는 '기대'이기도 할 것이며, 그러한 인정과 기대를 받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리더가 되니 자발적으로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고자 하는 행동의 동기가 생겨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되고 보니, 참으로 기쁘지만은 않은 것이다.
과거의 잘함은 한 순간 사라져버리고, '리더'로서 잘함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 지고, 명확할 것 같은 그 기대라는 것이 도무지 어디에 맞장구 쳐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고, 그렇게 우왕좌왕 하는 나의 모습은 내가 생각한 그 멋짐은 어디로 가고 여기저기 욕받이가 되어버린 것 같으니...
그래서 리더가 된 후 눈치도 보이고 머리와 가슴만 복잡한 채 어떤 행동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
1. 리더가 '인정'받기 위한 '잘함'이란 무엇일까? : 개인의 '잘함'에서 조직의 '잘함'으로의 확대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했더니 성과가 잘 났고, 협업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내가 좀 더 하다 보면, 또 내 선에서 뭔가 해결이 되어지기도 하고 그렇게 '잘함'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리더가 되고 보니 나만 잘해서는 성과라는 것을 만들어 내기가 만만치 않다.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그것을 함께 수행해 내도록 동기부여 해야하고, 이 성과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나 방법 등을 조율해야 하고 이러한 것들이 잘 작동되도록 조직문화도 만들어야 하고, 또 그렇게 많은 이들이 연결되어 있다보니 발생하게 될 리스크들도 관리해야 하고, 이 모든 것들을 다 잘해내야 성과가 나오고 그것을 우리는 리더의 잘함이라 이야기 한다.
2. 리더인 나는 어떤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일까? : 조직과 구성원과 그리고 나의 기대
리더는 조직의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 구성원이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 리더로서 인정받고 성장하는 것이라는 각 대상자의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들이 어떤 때는 상충되기도 어떤 때는 '균형'과 '조화'의 서로간의 기준 차이로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각자의 입장과 다양한 경험과 지식에서 오는 차이들을 투명하게 소통하고 조율하며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합의하라는 교과서적인 답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동의는 되나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어 작동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의 선택은 타이밍이 있을터인데, 이러한 모호함과 복잡함이 선택의 순간 뿐만 아니라 선택의 질에 있어서도 아쉬움들이 자꾸 남기만 한다.
3. '나'는 어떤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프리랜서 시절 한 후배가 '선배님처럼 살고 싶어요'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너무 바빠 보이지 않게 일하는 것 같은데 수입은 회사 있을 때보다 좀 더 벌고, 뭔가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그 말 한마디가 내 프리랜서 시절의 삶의 만족이기도 목표이기도 했다. 그러한 모습이 되기 위해 그리고 그렇게 보이는 선배가 되기 위해 내 삶의 방향과 선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조직 안에서의 후배가 '선배님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살 수 없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 했다. 이해도 되고, 어쩌면 그 순간 '아니야, 그렇지 않아'라고 당당히 이야기 할 무언가를 갖고 있지 못함에 대한 속상함일 수도 있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더로서의 인정과 기대 그리고 나 스스로의 자부심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 혼란스러운 순간,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까지 해보고 나니... 결국 나는 누군가가 닮고 싶어하는 리더가 되고 싶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닮음의 기준은 모두가 다를 수 있겠지만, 그런 영향력을 주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알고 있었던 이야기였지만 오늘 나의 머릿속을 멈추게 만든 '사람은 결국 주변 사람을 닮는다'라는 이 문장은, 나도 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나도 모르게 닮아가게 된다면 내가 리더로서 닮고 싶은 사람 주변에 있어야 겠다는 생각과 나도 좋은 리더가 되어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더 더 되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오늘 하루 하게 되었다. 결론은, 잘 모르겠지만 좋은 리더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