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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끼 Feb 06. 2021

런던에서 이사하기 I

코로나 시대의 이사

1월 28일 이사를 했다. 이사라고 하기엔 한국에서 가져온 트렁크 두 개만 옮겼지만, 작년 런던에서 철수(?)하면서 에어비앤비 사무실에 맡겨둔 상자 3개도 가져왔다. 이사 당일과 이후 이어진 각종 노동과 문제해결은 다음 번에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런던에서 이사할 때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행정 업무를 적어본다.


지방세

런던 자치구 지도 - 구별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이사한 동네의 구청(borough council)에 신고해서 council tax(지방세)를 내야 한다. 이번에 들어간 햄프스테드 히스(Hampstead Heath)는 캠든(Camden)에 속해있다. Council tax는 18세 이상의 주택 소유자나 세입자가 내야 하지만 성인 2인 기준으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성인이 한 명이면 25%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학생은 성인이어도 면제다. 


집값에 따라 A부터 H까지 council tax band가 정해져 있어 같은 건물이라도 집집마다 다를 수 있다. 이번에 이사한 집은 D(1991년 집값 기준으로 £68,001 to £88,000)에 속해있고 연간 약 1,600파운드(약 250만원)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에너지(전기/가스)

영국에는 에너지 공급업체가 수십 개다. 이 중 British Gas, Scottish Power, Npower, E.ON, EDF Energy, SSE가 6대 업체다. 사용 패턴에 따라 요금 구간이 달라 비교 사이트도 많다. 작년 Old Street 쪽에 있을 때는 EDF Energy를 썼는데 이번에 방 2개짜리로 이사하면서는 E.ON이 더 저렴한 걸로 나왔다. 가스는 사용하지 않는 집이라 전기만 신청했다. 신청이 완료되고 나면 이사일 기준으로 계량기를 체크해(미리 사진을 찍어둔다) 정산한다.


상하수도

상하수도 서비스는 지역별로 정해져 있다. 런던은 대부분 Thames Water를 이용한다. 역시 이사일 기준으로 계량기 미터로 정산한다. 


인터넷

런던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는 Virgin Media, Sky, Vodafone, Eir, British Telecom 등이 있다. 지역별로 속도가 달라 보통 speed test를 하고 업체를 고른다. Old Street 쪽에서는 Virgin Media를 썼고 이번에 이사하면서는 이쪽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Hyperoptic을 골랐다.


주택보험

한국에서는 화재를 주된 보장 내용으로 하는 주택화재보험이 있는데 영국의 주택보험(house insurance)은 화재뿐 아니라 태풍, 홍수, 도난, 누수 등으로 인한 손실을 보장해준다. 건물 자체를 보장하는 buildings cover와 가전, 가구, 귀중품을 보장하는 contents cover가 있다. 보험료는 보장 상한액과 개인부담금에 따라 결정되며 가입자의 실수로 인한 손해를 보장해주는 accidental damages cover, 개인 소지품까지 보장하는 personal belongings cover, 법적 분쟁이 벌어졌을 경우 변호사 수임료 등을 보장하는 family legal protection 등 선택형 옵션에 따라 추가요금이 붙는다.


세입자로 굳이 건물을 보험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아 contents cover만 선택했고 내 잘못으로 가전이나 가구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도 보장이 되는 accidental damages cover를 추가했다. 예를 들어, 누수로 인한 피해는 accidental damages cover 없이도 보장되지만 이 옵션을 추가하면 내가 실수로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발생한 피해까지 보장된다. 전체 보장금액은 75,000파운드, 개인부담액은 100파운드로 설정했다. 그러니까 100파운드 넘어가는 금액부터 청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연 보험료 약 140파운드가 나왔다. 


여기까지는 Please Connect Me를 활용했다. 이사할 때 각종 서비스를 옮겨주는 utility concierge service 업체로 소비자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받고 대신 연결해주는 각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웨딩플래너 같은 구조). 원하는 조건을 이야기하면 가격 비교와 추천을 해준다. 신청하고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와 영국에서는 드문 서비스를 자랑한다. 강추!


TV 라이센스

실시간 스트리밍 형태로 본방을 시청하려면 TV licence가 있어야 한다. 연간 157.5파운드인데 실시간 방송을 보지 않으면 No TV licence(TV 라이센스 해지)를 신청하면 된다. TV 라이센스가 필요한 경우를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하나라도 해당되면 해지하면 안 되며 불시에 점검 왔을 때 걸리면 벌금을 부과한다며 무서운 경고문이 쓰여있다.


GP 등록

영국은 병원 진료가 무료다. 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family doctor(일반의, 가정의)라고도 하는 General Practitioner(GP)에 등록을 해야 한다. 보통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등록하는데 NHS(National Health Service) 사이트의 Find a GP에서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주변 일반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GP에서 기본적인 진료 및 처방을 받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나 더 큰 병원으로 refer를 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코로나로 대면 진료보다는 온라인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써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생각보다 편리하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GP가 멀리 있는 경우 가까운 약국으로 처방약을 보내주기도 한다.  


집에서 3분 거리인 Hampstead Group Practice에 등록했는데 작성할 서류가 4가지나 된다. 게다가 온라인으로 등록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한다. 집에 프린터가 없어 방문해서 서류를 챙겨 집에서 작성해서 다시 가져갔다. 혹시라도 아플 경우를 대비해서 당연히 등록해 놓는 게 좋다. 게다가 차례가 되면 GP에서 백신 예약 문자가 오기 때문에 코로나 시대에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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