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J Apr 27. 2024

새로 온 학생

나의 한국어 수업에 새로운 학생이 세 명 들어왔다.

그중 두 명은 같이 묶어서 수업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은 개인수업을 한다.

스물셋, 스물넷의 젊은 처자 그룹과 은퇴를 바라보는 연령의 여인.


젊은 처자들은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대학에서 약 1년간 수학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 경험이 몹시 좋았고, 다시 한국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의 수업을 찾아왔다고.


은퇴시점을 바라보는 다른 분은 이곳에서 호스텔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데,

은퇴 후, 한국의 "시골'에 가서 호스텔을 열겠다고 한다.

브라질 상파울루 출신으로 무려 7개 국어를 하는 이 양반은 첫 수업에 자기가 사모은 한국어 문법책과 각종 한국 관련 책들 한 보따리(문자 그대로 보. 따. 리.)를 들고 나타났다.

지금껏 만나본 제자님들 중 최강의 독특함을 자랑하는 분이다.

(빈센조에서 송중기가 하던 이탈리아노는 못 들어주겠어! 하던 ㅎ)


사실, 소소하게(미미하게) 벌고 있는 처지라

학생 하나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고 했더니 갑자기 세 명이 늘어나서 조금 놀라웠다.

혹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나?

그럼 로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고 되뇌었을 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흠.


각설하고,

새로 들어온 세 명 모두 놀랍게도 지성적인 분들이라 좋았다.

한 학생은 루이스 칸을 좋아하는 건축학도고, (건축학 석사과정에 있다고 하기에, 자하 하디드의 마지막 작품인 동대문플라자 얘기를 하면서 그 건축가 좋아해요? 했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건축가는 루이스 칸이라고 했다)

 다른 학생은 홍보회사 직원이고,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직했으니 또한 능력자)

또 다른 학생은 7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사장님이고. (이분이랑 하는 수업이 가장 기대가 된다)

이들을 통해 또 한 번 넓혀갈 지평이 자못 기대가 된다.








작가의 이전글 중간고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