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week
유일하게 수영장을 못 가는 날
유일하게 수영장을 못 가는 날이 있다. 짧게는 4일, 길게는 6일씩 말이다. 수영을 하루라도 거르면 몸이 근질근질한 여성 수영인들이라면 여자라는 이유로 마법 주간을 맞이하느라 수영도 못하고, 왜 아픔까지 견뎌야 하는지에 대해 화가 치밀어 오른 때를 경험한 적이 한 번쯤은 있을 터이다. 왜인지, 꼭 수영장을 못 가는 날에 더욱 수영이 그립고, 유독 그날 수영한다면 더 오래,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자신감이 마구마구 솟는다. 한때, 수영 중독에 가까웠을 즈음, 마법 주간을 맞이한 아침에 그렇게 짜증이 날 수가 없었다. 한숨을 푹 내쉬곤, 선생님께 문자를 보낸다. “선생님…. 저 오늘 생리 때문에 수영 못 가요..”
하지만 점점 수영을 대하는 마음이 유해지며,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던 때부터는 조금씩 마법 주간을 대하는 자세도 변해갔다. ‘그래, 이번 주는 나를 위해 푹 쉬어주는 거야.’
수영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누군가 쉬라고 채찍질하지 않는 이상, 채찍질을 해도, 스스로 쉼의 선물을 잘 주지 못했다.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기만 할 거야.’라고 마음을 다잡은 날조차도, 누군가를 만나고, 갑자기 방 청소를 하는 등 일을 하나씩 만들어, 또 해내고 있었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몰랐던 때였다. 그랬기에,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는 마법 주간을 더욱 싫어했다. 한 달 치, 안 좋은 감정을 이 주간에 몰아서 느끼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감사하게도, 수영을 만난 이후로 천천히 마음의 여유, 몸의 쉼을 허락할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나로 성장했다. 어느 순간부터, 마법 주간의 첫 아침 날 ‘오케이, 이번 주는 나를 위해 쉬는 주간!’, '책을 읽을까? 글을 쓸까? 아, 요즘 수영하느라 못 걸었으니까 산책 좀 길게 해 볼까?’라며 수영장에서의 쉼 말고도, 다른 쉼을 찾아 내게 선물해주고 있었다. ‘수영’이 깨닫게 해 준 나를 위한 '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