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다시 한번 밝히자면 이 글은 'LEAN UX'라는 책을 읽으면서 형광펜을 그었던 내용들과 개인적인 해석들을 버무린 비빕밥 같은 글이다.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건강한 글이 되길 바라며 두번째 글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역시 첫번째 글과 마찬가지로 린UX 프로세스 4단계 중 1단계인 가정세우기(가정공표)를 다룬다. 1편에서는 ‘가정기술 템플릿’을 활용해 프로덕트(서비스)와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적어보고 그 문제가 진짜문제인지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가설을 세워보았다. 이번에는 그 가설만큼 중요한 퍼소나 가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리 서비스를 누가 사용할지, 왜 사용하는지 상상해보는 즐거운 과정이 될 것이다.
1편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흐름상 순서대로 읽는게 좋지만 퍼소나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글만 봐도 괜찮다!
UX를 공부하거나 업으로 삼는 기획자, 디자이너라면 퍼소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하지만 경험상 개인마다 퍼소나를 상상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었다. 여러 강사님을 만나봤지만 그분들도 저마다 다른 방법을 알려주셨고 교육에서 만난 동료들도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말하는 방법도 100% 정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퍼소나가 왜 필요한지만 잘 이해하고 있다면, 들이는 시간이나 방법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퍼소나'가 있으면 가설검증이 훨씬 수월하고 나중에 서비스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딩,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크게 도움된다는 것만 기억하자. 심지어 이 퍼소나는 서비스가 유저에게 반말을 쓸지 존댓말을 쓸지마저도 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퍼소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걸까? 책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퍼소나의 개념과 접근에 대해 지적한다. 본인이 알고 있는 퍼소나가 잘못된 개념은 아니었는지 체크하고 넘어가자.
이 4가지가 실무에서 발견되는 잘못된 사례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퍼소나를 제대로 설정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책은 최종 타깃퍼소나를 설정하기 이전에 프로토퍼소나를 먼저 정의하라고 이야기한다. 아래 내용은 줄글로 서술된 내용들을 쪼개어 6가지 항목으로 정리한 것이다.
타깃퍼소나의 베타버전인
'프로토퍼소나'부터
프로토퍼소나는 최종 타깃퍼소나의 베타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퍼소나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특징을 부담없이 쓱쓱 적어보고 바로 테스트하면 된다. 빠른 이해를 위해 책에 있는 사례를 인터뷰 형태로 구성해보았다. 참고로 같은 회사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친구 '로버트'를 만나 이야기하는 상황을 상상했다.
프로토퍼소나 작성사례
Q. 로버트, 너네 팀 지금 무슨 프로젝트 하고 있어?
A. 뉴욕시 도시거주자들을 위해 CSA(공동체지원농업) 경험을 개선하는 앱을 제작 중이야.
Q. CAS? 그게 뭔데?
A. 시내거주자들이 기금을 모으고 지역농가로부터 모든 제철 제품을 구매해서 먹는 프로그램이야. 농가는 직접 재배한 곡식을 CSA 회원들에게 매주 배달해줘야해.
Q. 그럼 CSA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이용해?
A. CSA에 등록한 회원 대부분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남녀들이야. 바쁜 직장생활과 여가생활에 모두 투자하는 사람들이지. 다들 CSA에 참여하고자하는 욕구가 어느정도 있었어.
Q. 지난주에 그 사람들 만나서 인터뷰했다고 했지? 얻은 게 있었어?
A. 응! 진짜 예상치 못한 걸 얻었지. 우리가 인터뷰 가기 전에 1차 프로토퍼소나를 잡았는데... 실제 회원들 인터뷰하고나서 완전 달라졌어!
Q. 아 그래? 어떻게 달라졌는데?
A. 사전회의 때는 팀원들 다 주회원이 여성일거라고 예상했어. 요리 좋아하는 여자들일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20대 후반 여자인 '수잔'을 프로토퍼소나로 작성했고 아마 1시간 정도 걸린 거 같아. 그걸 가지고 인터뷰를 나갔는데 결과는 완전 아니었어...
Q. 아니었다니? 뭐가 아니었는데?
A. 여자보다 남자회원이 훨씬 많았어! 완전 의외지?! 아마 인터뷰 안하고 1차 그대로 밀고 갔으면 '여성'이 메인타깃이 됐을거야. 먼길 돌아갈 뻔했지;;
Q. 그러게 진짜 다행이다! 그래서 수정은 다 했어?
A. 응! 아까 회의하면서 정리했어. '다니엘'이라는 29살 남성이 새로운 2차 프로토퍼소나가 됐는데 이제 이 친구를 더 디테일하게 타깃퍼소나로 다듬어볼 생각이야.
책에서 가져온 프로토퍼소나 작성예시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가정단계에서 프로토퍼소나를 가볍게 스케치하고, 인터뷰 등의 방법을 통해 입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 메인타깃을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선)가정 -> (후)입증 과정을 거친다는 것!
그리고 입증되기 이전에 팀원들이 얘기하는 다수의 공통된 의견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타깃퍼소나는 어떻게 정리해야할까?
A4용지 1장에 완성하는
'퍼소나 템플릿'
진행방법
1. 브레인스토밍 비지니스&사용자 가설을 세우는 것(1편 참고)과 마찬가지로 각 팀의 구성원이 한 명씩은 모이도록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입증된 프로토퍼소나를 두고 더 구체적으로 누가 메인타깃이 될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다.
2. 템플릿 작성 A4용지를 한 장씩 나누어 가지고 가로세로 2번 접어 4등분 한다. 그리고 각 칸에 해당되는 항목을 작성한다. 한 사람이 여러장을 작성해도 좋다.
3. 아이디어 선정 그 중 가장 타깃이라고 생각되는 3-4개 퍼소나 유형만 선정한다. (결국 3-4장의 A4용지만 남게 됨) *이 때, 유사한 퍼소나를 그룹지을 때는 나이,성별 등 인구통계적 접근보다 니즈,활동 등으로 구분하는 것을 권장한다.
책에서 가져온 퍼소나 작성예시
퍼소나를 위한 '핵심기능' 도출
앞서 우리는 A4용지 오른쪽 아랫칸에 퍼소나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해결방안들을 채워넣었다. 이제 이 해결책을 '기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객(퍼소나)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능을 마련해야한다.
진행방법
1. 브레인스토밍 팀원들 각자의 아이디어(기능)를 두꺼운 펜을 사용하여 포스트잇에 적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둔다.
2. 주제별 기능 분류 일정 시간 뒤에 유사한 기능이 적힌 포스트잇을 주제별로 나누어 붙인다.
3. 퍼소나+기능 가설 조합 가장 중요한 단계. 앞에서 선정한 퍼소나 종이 3-4장을 다시 꺼낸다. 그리고 벽에 붙어 있는 주제별 기능그룹을 보면서 어떤 퍼소나에게 어떤 기능이 적합한지 검토하여 조합한다. 더 빠르고 쉬운 이해를 위해 그림으로 정리해보았다. 그림 속'성과'는 예제일 뿐이니 참고만 하고 자유롭게 작성하면 된다.
자, 이렇게 가설목록이 완성되면 드디어 다음단계인 디자인으로 넘어갈 준비가 끝난다!
지금까지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정리한 린 UX 1단계 - '가정세우기'는 팀 전체가 공동미션을 수평적으로 동일하게 바라보게 하는 아주아주 중요한 과정이었다. 물론 이걸 다 진행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중간에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는 시간보다는 훨씬 짧은 시간일거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이던 이미 출시했던 간에 문제기술 가정과 퍼소나 가정 두 단계는 꼭 함께할 것을 권하면서 이렇게 '가정세우기' 편을 마무리한다.
+ 퍼소나템플릿 추가자료
아래 이미지는 pxd에서 제공하고 있는 퍼소나 템플릿이다. 첨부한 링크에서 직접 pdf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고, 이 외에도 서비스디자인에 필요한 다양한 자료들이 많으니 참고하면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