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씩씩하고 용감하게!

가끔은 서운하리만치, 아홉살 이상의 몫을 해내는 누나의 홀로서기..

by 선물같은 오늘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언제나

조마조마하고 불안불안하다. 잘해도 걱정이고 못해도 걱정이다.

내눈은 어디서나 아홉살 우리 딸의 뒷모습을 따라가고

친정엄마의 마음은 언제나 마흔다섯 당신 딸의 무탈한 일상을 바란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걱정과 근심, 그리고 기도에 힘입어

더 나은 나를 찾아, 씩씩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가끔은 서운하지만, 매 순간 자기 몫 그 이상을 해내는 우리 딸이

나는 언제나 자랑스럽고..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1. 혼자 등교하고 등원하고.. 누나는 씩씩해.


복직한 뒤, 요즘은 오후마다 휴대전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딸아이가 하교할 무렵, 전화가 오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보고

위치를 추적해보며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납치, 유괴 관련한 뉴스를 보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은

부모된 이로, 일하는 엄마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우리 딸은 홀로 씩씩하게 등교하고 등원하며.. 천진난만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엄마에게 수시로 전화해서

위치와 동선을 보고하는 착한 아이라는 것이다(웃음).


엄마, 나 이제 학교 끝났어. 영어버스 기다리는 중인데
편의점에서 과자 하나 사먹어도 돼? 영어 끝나고 피아노 가면서 전화할께~,
응, 지율아! 오늘 학교에서는 별일 없었지?
점심먹고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배가 고파~,
우리 딸 키 클려나 보다(웃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사구..
낯선 사람 항상 조심하구, 영어버스랑 선생님도 잘 확인하고 타!
요즘 영어학원에 감기 걸린 친구들 많더라. 귀찮아도 마스크 쓰구..(주절주절)



#2. 자, 준비됐어! 이빨 빼는 것 쯤이야~,


딸아이의 첫번째 유치는 친정엄마가 빼주셨다.

손만 갖다대도 휘청거리던 앞니 하나를 빼지 못해,

치과만 찾아보고 있던 나를 보며.. 엄마는 피식 웃더니

조용히 실꾸러미를 가져와 아이를 달래가며, 순식간에 발치에 성공했다.

나는 비명을 질렀고, 아이는 어안이 벙벙해 쳐다보다가 이내 박장대소했다.

작은 옥수수알 같은 이빨 하나를 손에 올리고 깔깔거리며 웃는 아이를 보며,

친정엄마와 나도 실소를 터뜨렸더랬다. 그 이후로도 예닐곱개의 유치를 떠나보내며

딸아이는 더욱 단단해졌는지, 이제 이빨 빼는 것은 일도 아닌 일이 되었다.

나 여기 아랫니 또 빠지려나 봐. 엄청 흔들려서 불편해. 그냥 빼주면 안돼?
자, 난 준비됐어! 엄마, 한번에 탁! 빼줘야 돼~,
으으,, 엄마는 이빨 뺄 때마다 너무 무서운데, 지율이는 정말 용감하네.
그래도 몇번 해봤다고 엄마도 이제 자신감이 좀 생겼어(하하)!
아유~, 우리 딸 이빨도 작아서 실이 잘 안 묶어져..
어? 됐다!! 이제 뽑는다~, 하나 둘 셋.. 뽁!!



#3. 요즘은 조금 스릴있는 것도 좋아!


올여름 우리 가족은 정말 뜨거운 8월을 보냈다.

5주에 걸친 주말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아야진부터, 오션월드까지 손과 발이 퉁퉁 붓도록 물놀이를 즐겼다.

뒤늦게 물놀이에 빠진 신랑 덕분에 나는 짐싸고 푸는 것에

달인이 되었으며, 여행 끝무렵에는 아이들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사이 우리 딸은 물과 더욱 친해져, 바다수영도 하고

워터파크 어트랙션도 즐기는 소녀로 성장했다.


엄마, 우리 파도풀로 가자! 여긴 너무 시시해~,
오늘 워터밤은 안하나? 지난번에 너무 재미있었는데~,
지율아, 파도풀은 아빠랑 가.. 엄마는 아까 물을 너무 많이 먹었어.
우리 딸 작년만해도 유수풀에서 튜브타고 둥둥 떠다니는 게 전부였는데
언제 이리 커서 파도풀에 워터밤까지 찾고 있는거야(웃음).
올여름 물놀이 실컷 했으니 겨울에는 스키에도 도전해볼까?
다칠까 싶어 걱정되긴 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좀더 과감해지는
우리 딸의 모습도 나쁘지 않네(웃음). 엄마가 항상 응원할께!



어두운 밤길을 혼자 걷는 것부터..

기존의 나쁜 습관을 고치고 나쁜 인연을 걷어내는 것,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

때로는 죽음의 문턱에서 아슬아슬하게 귀환하기까지..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무수한 용기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우리 딸이 지금의 작은 용기를 쌓고 다져,

언젠가 더 큰 도전으로 날개 달 수 있기를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곳까지, 거침없는 날갯짓으로 자유롭게 훨훨 날기를 바란다.








keyword
이전 08화남들과 다른 나를 발견할 때 부끄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