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 왜 하필 내게,, 왜 나라고 아니겠는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책상 위에 올려져 관심을 모았던 한 만화액자는
1972년 첫 아내와 13개월짜리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을 때 그의 부친이 선물한 것으로,
딕 브라운의 작품이라고 한다. 만화 주인공인 붉은 수염의 바이킹 헤이가는
배가 폭풍우와 벼락으로 좌초되자 신을 원망하며
하늘을 향해 “왜 하필 나인가(Why Me)?”라고 외쳤고,
그에 신이 “왜 넌 안 되느냐(Why Not)?”고 반문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은, 이를 통해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너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그 일이 너를 삼키고 말 것’이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공개했다.
최근 몇년사이 유방암이 급증함에 따라 치료법도 많이 개발되어
생존율이 높고 예후가 좋다는 말과 함께, 정말 많이 들었던 것이 "내가 아는 사람도
유방암이야." 라는 말이었다. 생각보다 지인과 이웃 주변에 유방암 환우가 많았다.
그 동안 관심을 갖지 않아 몰랐을 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나인가?
원인을 파고들어 원망의 대상을 찾으려 하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수가 없었다.
과거 바이든을 일으켰던 두컷만화는, 내게도 크나큰 깨달음을 주었다.
이 일은 나를 포함한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이미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않고 외면하는 데 온힘을 쏟으면
이내 스스로 망가지게 될 것이라는, 또 다른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주었던 것이다.
이미 내 인생은 암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과는 다른 길을 향하기 시작했고,
이를 받아들이고 남은 생을 보다 소중하게 계획하는 것만이 나를 위한 일이었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한 단계 성장하여, 아픈 사람이 나라서..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무탈해서 너무나 다행이라는 것을 안다.
'암'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바라는 것, 소중한 것들을 '앎'에 감사할 수 있었다.
남편과 아이들의 식사는 준비하며, 내 먹을거리는 소홀히 한 것.
남편과 아이들의 잠자리를 준비하며, 내 숙면은 하찮게 여긴 것.
가족의 행복을 꿈꾸면서도, 내 바람과 희망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온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결혼과 출산, 육아의 탓으로 돌리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끊임없이 미워하고 원망하기를 반복했던 것..
그 안에서 나는 산산이 부서지고 철저히 망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미처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자리한 암덩어리에 나는 분명 절망했었다.
하지만 더 늦지 않았음에, 빠른 시일 내 치료가 시작될 수 있었음에,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으로 무탈하게 항암 등 표준치료를 마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다시 희망했다. 새롭게 주어진 삶에서는 나를 더욱 사랑하리라 마음 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