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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khokwon Dec 02. 2019

고양이와 물

같이 먹자

고양이 영양학 개론, 물 (Water) 이다. BBC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소개하는 줄ㅋㅋ




다른 포유류들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6가지 종류의 핵심 영양소가 필요하다. 바로 물, 에너지, 단백질, 필수지방산, 미네랄과 그리고 비타민이다. 우리가 지금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 타자를 치고 있는 손가락, 그 안에 있는 뼈, 밖을 덮고 있는 피부, 머리카락, 심장과 같은 유기물들, 그리고 이것들을 움직이게 하는 연료인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6가지 성분이 모두 필요하다. 


물을 시작으로 하나하나씩 썰을 풀어나가보겠다.



고양이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 중의 하나는 ‘우리 고양이가 물을 안 마셔서 미치겠어요’이다. 

이는 전세계 모든 고양이 보호자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일 것이다. 도대체@ 왜! 고양이들은 어디서 왔길래 두통을 안겨줄까?


(사막 고양이들과 교배를 한 뒤에 생겨난 스코틀랜드 야생 고양이들은, 다시 집을 나온 길고양이들과 교배를 하면서 점차 그 유전자가 의미해지고 있다)



옥스포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국립암협회에서 동물학자 (zoologist) 로 일하는 칼로스 드리스콜 (Carlos Driscoll)이라는 사람은 전 세계에 집고양이, 야생고양이, 중국살쾡이, 사막고양이 등등 979 종류의 고양이들의 유전자를 모아서 가계도 조사를 했다. 


DNA 게놈을 조사하면서 모든 고양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유전자 각인 (imprints)를 조사했는데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가축화 된 고양이들의 유전자가 아랍에미레이트, 바레인, 사우디 아라비아같은 중동 사막지역에 있는 야생 사막 고양이들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즉슨 사막의 야생 고양이들이 전세계의 가축화 된 고양이들의 기원이 된다는 말인 것이다. 이 칼로스 드리스콜씨가 고양의의 DNA의 변화도를 따라서 추적해본 결과 대략 10만년 전에 최소 5마리의 암고양이들이 사람을 따라서 중동 사막지역에서 전세계로 이동하면서 현재 지역에 존재하는 야생고양이들과 교배를 하면서 다양한 집고양이 종들이 생겨났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연구논문은 2007년에 그 유명한 네이쳐 (nature) 잡지에 실렸다.


논문:  Driscoll C., et al. Science, doi:10.1126/science.1139518 (2007).


그렇다. 고양이들은 사막에서 온 것이었다. 낙타도 물을 거의 안 마시지 않는가? 이제 모든 것이 슬슬 설명이 되기 시작한다.


이건 아프리카 야생고양이들이 새끼를 처음으로 포착한 내셔날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이다. 중동 사막고양이들도 비슷하게 생겼다.

https://youtu.be/tGdL-34L-GE





숲에 사는 졸귀 고양이 들도 있고 북미 대륙을 보면 퓨마, 쿠거를 포함해서 많은 수의 야생 고양이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물에 대한 대사과정은 똑같다. 

아래는 BBC 다큐멘터리에서 포착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야생고양이이다. 새끼고양이가 아니고 다 자란 고양이인데 성인 손바닥안에 다 들어간다.

https://youtu.be/W86cTIoMv2U




물은 고양이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일어나는 모든 반응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고양이는 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탈수를 견디는 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물을 마시지 않고는 채 2주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 반면에 고양이는 먹이를 먹지 않아도 당원 (glycogen), 축적된 지방, 그리고 필요한 절반양 정도의 단백질만으로도 한달이상이라는 상당히 오랜시간 동안  살 수 있다. 이처럼 물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항상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의 하루 수분섭취량은 얼마나 될까?

내가 오늘 진료한 토티쉘 (tortoiseshell) 고양이인 블루를 예로 들어보자. 블루는 몸무게가 7kg이었다.


보통 고양이는 하루에 체중 1kg당 44~66ml 정도로 계산을 할 수도 있고, 고양이가 하루에 필요한 일일 칼로리를 1kcal당 물 1ml로 계산할 수 있다. 

수분량을 산술적으로 게산하면 대략 하루 음수량은 352ml~462ml 정도이다. 혹은 하루 영양소가 대략 350kcal라 필요하면 음수량은 최소 350ml라고 계산할 수 있다.



이제 음수량을 알았다면 어떻게 고양이가 수분을 공급 할까. 공급원 (source)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 직접 물을 마신다.

2. * 음식에 들어있는 수분을 섭취한다

3. * 음식이 몸 속에서 대사되면서 만들어내는 대사수 (metabolic water)가 있다



고양이의 주 수분 섭취원은 직접 물을 마시는 것이다. 특히 수분함량이 적은 건사료를 먹는 경우라면 더 물을 많이 마신다. 아래 동영상은 BBC에서 고양이와 개가 어떻게 물을 마시는지 슬로우 비디오로 촬영한 것이다.

https://youtu.be/-eTL9LoF2FE



대략 50초쯤을 보면 고양이는 액체를 혀에 살짝 찍은 다음에 당기면서 물기둥 같은 것을 만든 뒤에 그걸 낼름 마시는 것을 확인 수 있다. 좀 더 뒤쪽으로 가보면 개들은 혀를 국자처럼 말면서 물을 떠올리는데 확실히 효율면으로 따지자면 고양이가 개보다는 단위 낼름거림(?) 당 적은 물을 마시는 것 같다.



습식사료나 자연식을 주는 경우라면 이미 고양이는 음식에 들어있는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건사료를 먹는 고양이보다는 물을 잘 마시지 않을것이다. 건사료를 먹는 고양이의 수분섭취량과 음식섭취량의 비율 (ratio)를 살펴보면 습식사료나 자연식을 먹는 고양이들에 비해서 반 밖에 수분을 섭취하지 못한다.




영양소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사수 (metabolic water)는 고양이가 하루에 섭취해야하는 양의 10%의 수분량을 공급해준다. 대략 100kcal의 음식을 섭취하면 10~13g정도의 물이 생성된다. 위에서 잠깐 출현했던 7kg 고양이 블루의 경우는 하루에 350kcal정도를 섭취함으로써 약 40g (40ml)정도의 물 (대사수)를 매일 만들어낼 수 있다. 대사수의 정의는 아래를 보자.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68933&cid=42413&categoryId=42413





정상적인 동물이라면 수분섭취량은 수분배설량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데 보통 수분에 따라 체중이 1%내로 왔다갔다 한다. 만약 내가 70kg 라면 내 몸무게는 700g정도는 수분량에 따라 적거나 많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대학병원이나 2차병원에서는 입원한 개나 고양이의 음수량 뿐만이 아니고, 소변 패드의 무게를 이용해서 요배설량도 4시간마다 꼼꼼하게 기록한다. 왜냐하면 마시는만큼 싸는 것도 같아야 하는데 아프면 기본적인 것들이 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문제는 고양이들이 탈수에 대해서 둔감해서 물을 마시지를 않는 것이다. 개의 경우에는 체중` 4% 이하의 수분만 사라져도 갈증을 느끼고 물을 마시지만 고양이들은 체중의 8%까지 탈수가 일어나도 물을 마시지 않는다정말 지독한 놈들이 따로 없다 



우리 고양이가 물 하도 안마셔서 탈수상태 인것 같다면 아래 동영상을 한번 봐보자. 동영상은 개이지만 방법은 똑같다. CRP (Capillary Refill Time)이라는 검사인데 잇몸의 혈액순환양을 확인하는 것이다. 입술을 말아올리고 송곳니 위쪽에 잇몸을 눌러을 때 핑크색이 2초내로 돌아와야지 정상이다.

https://youtu.be/yiQ4j-z1Buc





이렇게 속타게 적은 양의 물을 마시는 고양이들은 수분 손실량을 최소화하고 재흡수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부족한 양을 극복해왔다.

먼저 수분의 손실은 2가지 방법으로 일어난다.

1.  첫번째는 총손실량의 대략 75%가 오줌과 분변을 통해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손실이다.

2.  두번째는 나머지 25%는 호흡, 점막, 피부에서 수분이 증발하는 기화 (evaporation)을 통해서 일어나는 불감손실 (insensible losses)이다. 불감손실이라는 말은 나도 모르는사이에 수분이 빼앗긴다는 말이다. 사람도 나이들수록 피부가 금방 건조해지기 않는가? 그래서물 자주 마시고 샤워하고 나오자마자 바로바로 로션을 발라주는게 좋다고 한다.




1번의 직접적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고양이들은 사막에 사는 동물들과 비슷하게 수분을 최대한 보존 (conserve) 할 수 있다. 고양이들은 요를 굉장히 높은 수치까지 농축할 수 있으며 (1.080g/ml) 똥에 들어있는 수분을 소장과 대장에서 계속 끝까지 흡수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 똥이 개똥보다 훨씬 딱딱gkek.



지난번에 소변 산성도를 이야기할 때 고양이들은 동물 단백질을 섭취하기 때문에 오줌이 더 산성 환경이기 때문에 칼슘 결석이 많이 생긴다고 했는데 두번째로 자주 일어나는 결석인 스트루바이트도 거의 칼슘결석과 비슷할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 개의 경우는 요로감염이 스트루바이트 결석의 주 요인이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물을 마시지 않아서 몸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오줌을 계속 계속 농축하면서 소변의 결정 농도도 높아지면서 뭉친 뒤에 감염없이도 스트루 바이트 결석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을 무균 스투르 바이트 (sterile struvite)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가 설사, 화상, 출혈처럼 수분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혹은 심지어 숨을 빨리 쉬게 되는 경우에는 다른 동물보다 수분 손실이 빠르게 일어난다. 이럴 때는 빠르게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2번을 살펴보자면 고양이는 다른 동물들 보다 불감손실량도 적다. 고양이가 여름에 덥다고 개들처럼 헥헥거리면서 혀와 호흡기로 온도조절을 하는 거 본적이 있는가? 그 더워서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최대한 수분손실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40도 이상으로 많이 올라가면 입을 열고 조용히 헥헥 거리지만 고양이는 주로 온도가 낮은 바닥이나 물체에 딱 붙어 있거나, 계속 혀로 그루밍하면서 침을 이용한 기화열을 이용하거나 발바닥에서 나는 약간의 땀을 활용한다. 불감손실양은 주변온도와 고양이의 성격에 따른 활동양에 따라서 달라진다. 신장이나 장관계에서 일어나는 수분손실은 얼마나 많은 물을 마시느냐, 그리고 얼마나 불감손실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달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여름 2~3주 정도만 반짝 덥고 대부분 20~30 사이를 유지하기 때문에 고양이들의 수분섭취량이 일정할 것이다. 그리고 살기도 좋을 것 같다.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병들 중 상당수는 음수량을 늘려야 하는것과 연관이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성 신부전의 걸린 고양이의 경우 신장은 더 이상 오줌을 농축할 수 없기 때문에 물을 재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보낸다. 그리고 고양이는 소변으로 그냥 내놓는 만큼 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방광염의 경우 물을 많이 마심으로써 감염의 정도와 빈도를 줄일 수가 있다. 또 물을 마실수록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비만 고양이들이 살을 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들이 어떻게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먼저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사료로 바꾸는 것이다. 건사료보다는 습식사료, 습식사료보다는 자연식을 급여하는 것이다. 건사료를 바꿀 수 없다면 건사료에 물을 부어서5~10분 정도 불린 다음에 주어도 괜찮다. 이 때, 내가 물을 얼마나 부었는지 확인해주면 더 좋다.



2015년에 미국 수의 영양학 학술원 (American Academy of Veterinary Nutrition)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실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테네시 주립대 수의과대학 학생들에게 14마리의 고양이를 3주동안 맡기면서 세 가지 방법을 통해서 각각 음수량을 측정했다


첫번째는 그냥 접시에 담겨있는 물을 주는 것,

두번째는 접시에 신선한 물이 돌게 만드는 것

세번째는 정수기를 사용해 위로부터 물 줄기가 흐르면서 떨어지게 만들었다. 



3주 중 첫번째 주는 고양이들이 새로운 그릇에 적응할 수 있게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다음 2주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지 관찰을 하였다. 그리고 3주가 지나자마자 모든 고양이들의 종합혈액검사 (CBC, Chem, 갑상선)와 요검사 (요분석검사, 소변배양) 를 했다. 실험기간 동안 음수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수분이 최소로 들어있는 건사료만 주었고 (불쌍하게도) 간식도 금지했다.


이 작은 실험의 결과는 물을 주는 방법과 음수량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것이었다. 14마리중에 3마리가 각각 특별하게 선호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무엇이 더 물을 많이 마시게 만든다, 라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그냥 취향 차이였다.




물론 이 3가지 말고도 여러가지 톡톡 튀는 아이들이 넘치고 있다. 


@ 좁은 접시보다 넓은 접시에 준다

@ 불투명 한접시보다는 투명한 접시에 준다

@ 정수기에 급여한다

@ 항상 고여있는 물보다 신선한 물을 준다.

@ 집 곳곳에 물접시를 놓고 좋아하는 장소를 랜덤으로 만들어준다

@ 물 위에 간식 같은 건조간식을 띄운 뒤에 이걸 핥으면서 물을 섭취하게 만든다 

@ 얼음을 줘서 가지고 놀게 만든다 

@ 최후의 경우는 강제급여를 하거나 병원에서 피하수액 놓는 법을 배워와서 정기적으로 놓는다.






하지만 사람이 모두 자기 성격이다르듯이 위의 방법들도 대부분 경험적으로 카더라 일 뿐 어느 것도 검증 된 것은 없다. 비싼 정수기와 무해한 성분으로 만든 물그릇들을 실컷 사놓고 에비앙만 주었더니 결국 마시는 물은 변기에 들어있는 물이나 비가 온뒤에 창틀에 고여있는 꼬질꼬질한 물인 고양이들도 많다. 


고양이가 제대로 필요한 수분을 섭취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무언가 갈증을 담당하는 뇌의 중추 부분이 개나 사람과는 완전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안 먹는다고 너무 억지로 급여할 필요는 없고 걱정이 된다면 동물병원에서 요 검사 혹은 혈액검사를 해보면 탈수 유무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설명한 대로 눈에 보이는 음수량이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https://www.petmd.com/blogs/nutritionnuggets/cat/dr-coates/2015/october/what-type-water-bowl-best-cats-33262

https://www.nature.com/news/2007/070628/full/news070625-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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