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소설_부러진

#6

by 현자


*


엄마, 오늘 서월암에 왔어요.

아빠가 많이 아팠을 때 지냈던 곳이요, 서월암.


처음 이곳에 왔던 엄마 얼굴이 기억나요. 지는 하늘이 마치 복숭아 씨앗 같다고 웃던 절 보며 글쟁이 네 아빠랑 똑같다고 젖은 얼굴에 미소를 보이던 엄마 얼굴이요.


고모의 손을 잡고 건너는 다리에서 고모는 많이 울었어요.

제가 와야 할 곳이 아니라면서요.


요즘 꿈속에서 다시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아무 형체도 보이지 않는 깜깜하고 칠흑 같은 그곳이면 꿈이라는 걸 알아요.

처음엔 너무 무서워서 미친 듯이 뛰었어요.


앞이 보이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어요, 방울소리. 방울이 알려줘요.


아빠가 죽기 일주일 전 할머니가 찾아왔어요.

할머니의 손엔 다색단으로 만든 한복이 들려있었어요.


근데 참 이상하지, 할머니가 입고 있던 옷은 오래되고 낡은 퇴색된 옷이었는데, 할머니가 저에게 전해주던 한복은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행복했어요, 화려한 그 옷 때문이 아니에요.


살고 싶어 졌어요, 마치 인정받은 느낌.


아아 엄마, 나는 엄마가 떠난 그날 밤.

아직 그날에 멈춰있어요.

아아, 어머니.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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