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다는 착각

일상 기록_습관처럼 글쓰기 3일 차

by 정현아
2025.07.22.

되게 '있어 보이는' 경험이 있다. 누군가는 그런 경험을 쌓아왔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나만 하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있어 보이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습관처럼 '한 게 없다'라고 말하니까.. 이쯤 되면 경험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어쩌면 경험은 수단이 아닐지도?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

내가 믿고 싶어서 좋아하는 말이려나. 좋아하는 말이지만 의심되는 말이다. 내가 3년 반 동안 한 공부, 봉사활동, 동아리(프레젠테이션, 기술나눔단, 영상 제작_다큐멘터리팀), 60시간짜리 인턴 2회가 각 경험의 기반이 되어준 것은 분명한데 그래서 그게 내 인생에 유의미한 변화를 낳았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진짜 의미 있는 경험을 더 쌓아야겠다는 결론만이 내게 남아있다. 학회라던지 해외 봉사, 6개월짜리 인턴 정도면 나한테 '진짜 의미 있는' 경험이다.


경험의 경중을 재고 따지는 것. 내가 봐도 너무 한심하게 느껴진다. 사실 나도 안다. 내가 해온 경험이 당장 취업하는 데 도움이 안 될지언정 내가 지금 이런 사람인 데에 다 영향을 미쳤겠지. 자기소개서 쓸 때 그런 경험들을 모아두고 보면 내가 꽤 잘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그 경험들이 당시에는 쓸데없어 보이고 힘들기만 했지만 어딘가에 쓰일만한 경험이라고도 느껴졌다. (현재까지 아무 데도 안 붙여주는 거 보면 착각인 듯)


그런데도 자꾸 의미 없는 경험이라고 결론 내리는 이유는 내가 결과지향적인 사람이라서일까? 아니면 원하는 곳에 떨어진 경험만으로 좌절해버릴 만큼 내가 너무 나약해서? 모든 일에는 기세가 필요하다는데, 나는 점점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없어지고 쭈구리가 되어간다. ('아니 근데 세상은 내게 왜 이렇게 많은 걸 바라지?'라고 생각하며)


이런 빌어먹을 세상 나만 혼자 바보 됐어
갈 길을 잃은 채 갈 곳을 잃은 채
나만 바보 됐어
지금부터 fight for my life
나를 위해 fight for my life
무뎌짐이 익숙한 세상에서
이제 나는 나를 찾고 싶어

-세븐틴, Fuck my like 중에서


이건 다 빌어먹을 세상 때문이다. 나에게서 이유를 찾기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왜냐?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나는 자기 비하가 습관적인 사람이라서 그렇다. 의미 없다는 착각은 내가 약해질 때마다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글은 브런치에 박아두려고 쓰는 글이다.

너가 지금, 여태 해온 것들이 다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거? 다 착각임. 지금 망해가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좋은 생각이 안 들겠지만 찾으려면 다 찾아진다. 그 경험들이 너에게 남긴 것이. 한 치 앞만 보지 말고, 어깨 펴.


모두 세상 살이 힘냅시다. 따지고 보면 지금 이 순간도 분명 의미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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