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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onin Jun 08. 2021

스다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도무지 모르겠다.

나는 스다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스다에게 연기로 반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있긴 있다.)

나는 과장되지 않는 사람에게 반하는 경향성이 있다.

무언가를 표현할 때 과장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태생적으로 대하기 어려워한다.

사람의 코어가 좋아서 착해서, 견뎌보려고 해도 안되는건 안되는 거다.

미안합니다. 내성이 없습니다.


스다의 연기는 꽤나 과장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연기를 마음 편히 바라보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두말 할 것 없이 작업을 같이 하고 싶은 너무나 좋은 배우라는 부분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만일 오랜 꿈을 이뤄 나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삶에 주어진다면, 나의 주인공은 스다다.

반드시 그와 함께 작업할 것이다.

성령 훼방죄를 비롯한 불가침 사항을 건드는 것이 아니라면 그 대가가 무엇이든지 간에. 반드시.


최근에 라라랜드를 다시 보았다.

연달아 두 번 보았고 총 이 박 삼일이 걸렸다.

이쯤되면 유튜브에서 그만 렌트하고 그냥 아싸리 구매를 하는게 나을 것같다.

몇푼 아껴보고자 렌트와 구매 두 가지 길 사이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렌트 고!를 외친게 도대체 몇번이란 말이냐. 토탈로 때리면 영상 구매를 세 번은 해도 더했겠다. 회계는 야매로 한게 분명하다 셈에 밝지가 않다.

망R..


라라랜드는 나에게 몇 안되는 단숨에 못보는 영화 중 하나다.

너무나 찬란했던 나의 순간들이 시퀀스마다 절절히 스며있기에.

그래도 시간은 지났고, 아픔은 어느정도는 마주볼 정도로 부드럽게 아물었으며 이젠 전에 보지 못한 요소가 보인다. 라이언 고슬링. 도대체 그는 누구인가.

미친듯이 잘한다. 너무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너무 잘한다. 미친듯이 돌려봤다 그의 손짓하나 몸짓하나.

경이로워서. 그에 비하면 엠마스톤은 애기다. 열정이 많은 애기.    


나는 스다가 열정이 많은 애기라 좋아한다.

정말 오랜만에 그의 무대를 보았다. 2019년 가을 그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그 무렵.

그를 꽤나 깊게 마음으로 품었던 나는, 어디 쉬이 털어놓을 수도 없는 이 사연이 그저 가슴이 아파,

또 마지막이라 믿었던 사랑이 나를 단숨에 철저히도 무너뜨린 그 후, 어렵사리 겨우 일어나 조심에 조심을 기한 이 관계가 한 날 밤에 바사삭- 온전히 무너져 영생토록 상처로 기억 될 거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던 그날 밤 나는 스다를 만났다. 그리고 마침내 엉엉 울었다.  


스다의 연기는 과장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그의 연기가 왜 과장되어 있는지 본질적으로 이해한다.

그는 솔직한 인간이다. 연기가 무엇인지 모른 채 인생에 수많은 우연이 겹쳐 어느날 뜬금없이 곧바로 무대에 서야했던 그는 그냥 주어진 상황을 느끼기로, 있는대로 최선을 다해 진심을 내던지기로 최선을 다해 만에 하나까지도 생각하기로 다짐한 것이 분명하다.

그를 최고의 배우로 극찬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에겐 진심이 있다.


이렇게 표현하는게 어느정도 타당한 건지 전혀 모르겠으나, 내 브런치이고 내 페이지이기 때문에 멋대로 지껄여 보자면,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가 100점 플러스 알파 플러스 오메가 기역 투 히읗이지만 그래서 뭐에 홀린 사람처럼 돌려보고 돌려보고 스토커처럼 끊어보고 클로즈업해서보고 검찰 수사관처럼 몇년에 걸쳐 열심히 돈들여 샅샅이 뒤져도 보지만, 그의 극에 대한 이해 인물에 대한 이해에 토를 다는 것은 결단코 아니지만, 그의 연기에서 가슴아픈 절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영리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스다의 연기는 가끔은 일자무식해 보여도 너무나 어색해서 큰소리 치는거 말고는 우리 애기 방법이 없어서 저러는 구나 싶어도 언제나 마음이 있다. 진심이 있다.

정말 그 사람이 되어보려. 이해해보려 하는 한 피조물의 발버둥이랄까.

나는 아티스트의 기본은 진심에 있다고 믿는다.

잘하는 것, 기술적인 것은 그 다음, 어디까지 진심인지가 그 사람을 직업인으로 만드는지 아티스트로 만드는지 결정한다고 나는 믿는다.


글을 잘쓰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그러나 읽히는 글은 따로 있다.

우리가 김구선생이 대단한 문필가이기 때문에 그 문장에 문장으로서 감동받는게 아니지 않나?

물론 글도 좋다만 모두는 놀랍게도 언제나 가짜를 구분해 낸다.

우린 삶으로 증명되는 그의 진정성에 반해 그의 글을 읽는 것 아닌가?

그리고 모든 마주한 상황에서 누구나 우린 본능적으로 안다.

이 새끼 알고 떠드는지 그냥 떠드는지.


나는 내 주변의 글 잘 쓰는 사람 몇을 안다.

그들은 자기가 글을 잘쓴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술적인 측면이리라.

그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확히 있고 진심을 글에 담았으면 나는 그를 글 잘쓰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오만하여 컨텐츠가 없이 대충 떠들며 기술만 연마하려 드는 사람이 싫다.

진심이 그 사람만의 컨텐츠를 만든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사람의 모든 행보에 관심을 가게 하려면 진심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 생각한다.


약 한달간 독하게도 앓았다. 왜 쓰는지 모르겠더라.

이 글을 통해서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만일 기술이 뛰어나도 기술을 통해서 돈벌고 살거면 효율적인 기술 택해야지. 이건 뭔데.

돈도 안되는거 싶고. 대학교 다시 온 것도 아니고. 답은 주어져 있어 정해진대로 너는 그냥 쓰면 돼도 아니고.

뭐하냐고. 진짜.


근데 이거 하기로 정했다.

그건 순전히 그냥 우리 보스가 멋있어서.

이 사람 진심이 있다.

엄마가 놀랬다. 현인이가 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세상에.


나는 단순한 사람이다.

본질주의자. 그래서 공부를 못했다. 싫으니까 안했어.

나는 모범생들이랑 잘 못 논다. 너무 매력이 없어서.

타고난 모범생, 모범생들 말고(어떡하겠습니까 제 사고가 곧 정규 교육 과정이요 정규교육과정이 곧 제 생각인것을요- 말고), 싫은데 눈치보고 억지로 해낸 사람들.

있잖아요 솔직히 그게 뭐에요? 지금도 티나요 모범생씨들.그거 가짜잖아요.  

교만하지 맙시다! 진심이 안느껴져요 당신과의 대화속에 그 무언가가.

당신은 저와의 대화에서 도대체 뭘 원했었나요?


좋아하니까 한다.

어설퍼도 부족해도 좋아하니까 할란다.

옳은 말 하는 사명을 받았다. 옳은 말 할 자격 안된다.

근데 하려고 한다. 하랬으니까 그리고 옳은말 하는거 좋아하니까.

부족한건 천번만번 안다. 아무튼 진심은 있다.


난 진심을 좋아한다.

그래서 스다를 좋아한다.

약 한달만에 그의 노래부르는 무대 영상을 봤다.

2018년 시부야. 이 무대로 너는 나를 반하게했다.

그리고 나는 이 무대 때문에 너를 놓지를 못한다.


진심을 가지고 덤비려는 사람들의 촌스러움이 있다.

기술이 연마되지 않은 상태에서 날것 그대로의 마음이 다할 때 발생되는 필수불가결한 촌스러움이라는것이 있다. 아주 드물게 세상에 발견되지만.

오늘은 리사손 - 메타인지에 대한 공부를 했다. 눈물이 났다.

스다는 메타인지가 높다. 나처럼.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


나 그만 상처받고 싶어.

이제는 누구를 좋아하는데 아주 많은 다짐이 필요해졌어.

그런데 너 왜 나 같니?

아무리 그만 사랑하려고 해도 첫사랑도 '나' 끝 사랑도 '나'.

우리는 결국 '나'를 사랑하는 것인데 너 정말 나 같구나?

나는 나대로 행복해 볼게. 너도 언제나 행복하길.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

스다. 사랑해.

휴덕은

의지와 상관 없이 진심으로 그저,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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