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졸린 어느 직장인 이야기
오늘의 아무 말 대잔치
점심시간을 보내고, 책상에 앉아서 잠시 딴짓을 하는데 정신이 아득해진다.
눈꺼풀이 무겁다는 느낌이 와 닿는다. 시계를 보니 3시가 지나간다. 하루 중 이 시간이 제일 졸리다.
새벽까지 핸드폰을 보며 놀아서 그런가 오늘은 유독 더 졸음을 참기 힘들다.
밥 먹고 너무 피곤할 때 낮잠 타임 같은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잠을 자려면 점심밥은 포기해야 한다. 밥을 포기할 수 없다.
꾸벅 정신을 잃었다. 깜짝 놀라서 잠에서 깼다. 저번에 졸던 게 걸려서 깨졌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눈앞이 자꾸만 흐려진다. 마치 3인칭 화면을 보는 것처럼 나 자신이 점점 멀어져 간... 안돼.
황급히 일어나서 탕비실로 향한다. 믹스커피를 뜯어서 머그컵 붓고,
정수기 버튼을 눌러 뜨거운 물을 받는데 또 찬물을 붓지 않고 조심한다.
(요즘 아이스 믹스 커피도 나왔던데, 회사에는 제일 저렴한 믹스커피만 있다.)
자리에 앉아서 홀짝홀짝 커피를 마신다.
그래, 조금 정신이 드는 거 같다. 스트레칭도 좀 하고 이제 일을 시작해본다.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밖은 엄청 더운데, 따뜻한 커피를 마셔도 적당한 사무실의 온도.
잠을 자기에 너무나 적당한 온도다. 카페인을 섭취했지만 쉽사리 잠에서 깰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다. 이 순간 제일 힘든 일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일일 것이다.
겨우 정신과 눈꺼풀을 부여잡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낮은 코 고는 소리. 팀장님 자리 쪽에서 나는 소리다.
역시 식곤증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구나. 왠지 안심이 된다. 저 코 고는 소리에 맞춰 잠깐 졸아도 될 거 같다.
집에 가면 새벽까지 핸드폰을 하지 말고 일찍 자야지 다짐하면서 서서히 잠에 빠져든다.
꾸벅꾸벅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