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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ree Jul 01. 2019

<번외편>한미정상회담에서 본 외신기자 vs 국내기자

펜을 든 외신기자와 노트북 무릎에 올려놓은 국내기자의 차이





어제 (29일)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기자들이 참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질문을 했다. 국내에선 CBS 기자가 외신기자단에선 블룸버그 기자가 질문을 했다. 개인적으로 보면 블룸버그 기자의 질문이 조금 더 예리했다고 생각된다.


마가렛 탈레브/블룸버그 기자

1. 왜 북측 땅을 밟으려고 하십니까?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한다고 해서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고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왜 이런 식의 이벤트을 김정은 위원장과 가지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일부 비판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보여주기식 쇼일 뿐이다. 북한의 핵 보유를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과 관련해서 이것이 지난 4월의 상황으로 되돌리는 것입니까? 즉 지적재산권을 논의했던 지난 4월의 무역회담이 시작됐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까?


2. 중재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실지가 궁금하고요. 또 지금 만약에 군사분계선까지 가신다고 한다면 이 선을 넘어선다라는 행위가 어떠한 것을 상징한다고 보시는지, 미국과 또 전 세계를 대상으로요.


한 가지 더 눈에 띄었던 점은 블룸버그 기자는 앞서 물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에 추가 질문을 하기 위해 계속 서서 의지를 보였는데, 당시 다른 외신기자들과 추가 질문을 놓고 서로 논의하는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국내의 경우 기자회견장에서 타사 출입기자들과 이렇게 즉각 추가질문에 대해 조율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재미있었던 점은 외신기자는 펜과 수첩만 가지고 기자회견에 임했고 우리나라 기자들은 모두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유난히 디지털화가 되어서 그런걸까?아니다. 보도의 형식의 차이인데, 각자 ‘워딩’을 해서 그 워딩을 전문으로 각각 올리고 또 다시 그 워딩을 바탕으로 스트레이트(트럼프 “abcde” 말했다.) 기사를 대부분 쓰고 나중에 박스형(해설) 기사를 쓰지만 사실 우리나라 신문사나 방송사 박스는 거의 내용이 일치하거나 별 다름이 없다. 포탈에 도배하는 속보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본인들의 기사량 그리고 트래픽 올리는 것 빼고는. 독자들을 위한 관행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외신의 기사가 국내 기사에 비해 훨씬 깊이가 있는 이유가 뭘까?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언론사가 과도하게 평론가 교수들의 해설 분석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외신기자를 보면 그렇게 많은 타인의 멘트를 인용해서 박스형 기사를 쓰진 않는다. 이런 사안일수록 각 언론사의 분석이 더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방송사는 물론 신문사들의 기사 역시 인용구가 너무 많다. 전문기자의 부재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평론가' '해설가'등이 판을 치는 것 )



또 다른 하나는 외신 기자의 경우 기자회견 내용을 통으로 입력하기 보다는 핵심을 파악하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굳이 노트북을 대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생중계가 되는 기자회견이기도 하고 요즘같은 세상에선 워딩을 추후에 받는건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기자들이 외신기자들보다 덜 예리한것도 아니다. 어쩌면 이런 관행들이 기자들로 하여금 더 깊이있는 분석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진 않는지, 그게 아쉬울 뿐이다. 국내 언론의 혁신은 결국 기자들의 용기, 그리고 꾸준히 쌓고 검증받은 능력으로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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