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극복할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모두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로 인류는 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비상 상황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속절없이 흘러 벌써 4월 셋째 주 월요일을 맞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도 쌓이고, 무기력증으로 기분이 다운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힘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울고 싶은 심정이지만 애써 참고 있었는데 오늘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지인이 보내준 유튜브 링크를 보다가 가슴이 먹먹해졌던 겁니다.
'Music for Hope'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너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활절 (2020년 4월 20일)에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서 코로나 19로 고통받고 있는 인류에게 건네는 사랑과 치유,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단독 공연을 가졌습니다. 두오모 성당의 초청으로 'Music for Hope'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공연은 유튜브의 협찬을 받아 실시간 중계되었고 스트리밍으로 세계인이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드론 촬영으로 보여주는 밀라노 시내는 텅 비어있습니다. 패션의 도시답게 각양각색의 특색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도시는 어디로 간 걸까요. 베네치아도, 팔레르모도 다 비었습니다. 텅 빈 도시들을 비출 때 안드레아 보첼리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 나는 함께 드리는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나는 부활의 기적을 믿습니다. 음악의 힘을 믿으며 우리 인류도 새롭게 태어날 것을 믿습니다. 이탈리아는 배려와 용기, 행동하는 힘으로 이 시련을 극복할 것입니다. "
어느새 반백이 된 안드레어 보첼리(62)는 첫 곡으로 두오모의 파이프 오르간 반주에 맞춰 세자르 프랑크의 '파니스 안젤리쿠스'(Panis Angelicus)를 불렀습니다. '생명의 양식'이라는 정말 아름다운 미사곡입니다. 적막한 두오모 성당에 울려 퍼지는 음악을 천사들이 저 하늘에 전달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이탈리아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처참한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입니다. 밀라노가 있는 북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방에 특히 코로나 19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15만 명을 넘었고 누적 사망자는 2만 명에 가깝습니다.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12.73%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다행히 중증환자수가 9일 연속 감소세를 보인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힘겨운 상황입니다.
구노의 '아베 마리아', 마스카니의 '산타 마리아', 로시니의 '도미네 데우스' 등 부활절 음악회를 위한 곡들을 이어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드레아 보첼리가 두오모 성당 앞에서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존 뉴튼 작곡)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던 두오모 광장은 텅 비어 있습니다. 이 막막한 공허감은 인류에게 닥친 위기를 더욱 실감하게 했지만 한편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정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예술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우리 인류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고난을 극복할 힘을 지니고 있으며 그때까지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보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침묵의 적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멈춰 선 우리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삶과 일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우리는 전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들 합니다. 좀 더 서로를 아끼고 , 좀 더 지구를 생각하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