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한마디 1월 9일

일상의 오아시스

'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 스티브 도나휴 <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폴랜드의 한 마을에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었다. 이들에겐 꿈이 있었다. 성지순례를 가는 꿈이다. 한 사람은 소가 새끼를 낳으면 그때 가겠다고 했다. 한 사람은 수확이 잘 되어서 창고가 가득하면 그때 마음 놓고 가겠다고 했다. 이들은 열심히 일했다. 소는 새끼를 낳았다. 그해 농사도 잘 되어서 수확이 아주 괜찮았다. 이제 가볼까 하고 있었는 이들은 결국 포로수용소에 잡혀가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들은 저세상에 가서 입을 모아 말했다. " 그때 그냥 여행을 갈 걸 그랬어. 결국 성지순례를 못 하고 세상을 하직했구먼."

어디에서 읽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런 비슷한 류의 우화는 많이 있다. 던지는 메시지는 하고싶은 것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라는 것이다.

스티브 도나휴는 사막을 여행하다가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고 충고한다. 이 언덕만 지나면 쉬어야지, 이 길만 끝나면 쉬어야지 하면서 오아시스도 지나치고 나면 금방 또 다른 언덕이 나오고, 또 다른 길이 펼쳐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가 끝나면 또 다른 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오아시스를 만날 때 멈추어 쉬어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쉬면서 기력을 회복하고, 지나 온 길을 되돌아보며 정정할 것은 정정한다. 그리고 쉬면서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스티브 도냐휴는 충고한다.

'쉴 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해야 할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걸 마치기 전에는 조바심을 냈다. 이것만 끝나면 쉬어야지라고 하지만 제대로 일에서 해방되어 쉬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여행을 떠나면서도 노트북을 가져가고, 읽어야 할 책을 가져가고..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다. 오아시스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일상에서 행복의 오아시스를 찾아보는 것이다. 화초를 가꾸고, 반려동물을 보살피고,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보는 것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 행복의 원천은 다양하다. 여행을 좋아 하지만 요즘처럼 여행을 마음대로 떠날 수 없을 때엔 다른 행복거리를 찾아야 한다.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부쩍 늘어난 요즘 요리책을 보며 반찬을 만들어 먹는 것이 작은 즐거움이다. 직장생활을 핑계로 살림에서 멀게 살았던 터라 만들 줄 아는 게 별로 없었는데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긴다. 생선 조림은 살림 9단인 언니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콩나물, 멸치 볶음, 시금치나물도 이제 꽤 잘한다. 어제는 콩자반을 만들어 봤다. 집 정리와 청소도 작은 즐거움을 준다. 움직이는 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집 정리 프로그램이 인기인 이유를 알겠다. 작은 화분들에 화초를 키우는 것 또한 요즘 발견한 즐거움이다. 전에는 물을 제대로 안 주고 환기를 시켜주지 않아서 시들어 버리는 일이 많았다. 나만 몰랐는지 모르지만 관찰을 해 보니 해를 좋아하는 것도 있고 추위를 잘 버티는 것도 있다. 국화꽃은 실내에 두었을 때 꽃봉오리가 피지 못하고 말라서 베란다에 내놓았더니 새 잎도 나고 봉오리도 영글었다. 가을꽃이니 그 적절한 온도가 필요했을 것이다. 아침에 ‘예쁘게 피어나라’면서 쓰다듬어 줬다.

아침에 하는 공복 유산소 운동도 즐겁게 하고 있다.

하루에 한 글쓰기를 원칙으로 정하고 쓴 지 어느새 40일 째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도 나의 행복의 원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피치 못하게 쉬어가야 하는 요즘, 인생의 오아시스라 생각하고 열심히 즐기면 좋지 않을까. 저마다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생활방식을 만들어야 할 테니 말이다. / 표제 이미지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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