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잊지 않고 올해도 피었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햇살은 멀어지고 바람은 차다. 이 추운 겨울을 어찌 보내나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큰 위로가 되어주는 ‘이벤트’가 있다. 게발선인장!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려주는 전령사이다.
작년 이맘때에 붉은 꽃을 피워서 큰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게발선인장이 올 해에도 피어 주었다.
2주 전부터인가 붉은 꽃망울이 잎 끝에 몽실몽실 맺히기 시작하더니 이내 붉고 화려한 꽃이 피었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라틴 음악에 맞춰 춤 추는 댄서를 연상하게 한다.
수없이 다양한 꽃들이 어김없이 정해진 때에 꽃 피는 건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하지만 그동안 변화와 성장이 있었을 테니 작년과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주역에서 가르치고 있는 ‘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 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리라. 항상성이란 게 이런 것이다. 내면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되. 늘 심지 깊게 한결같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꽃이 피는 것은 정지하여, 내면의 힘을 응축한 결과이다. 그래서 진실되고, 당당하다. 작은 꽃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