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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rilim Jan 29. 2024

봄의 입구에서


  오늘은 새벽 6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집을 나왔어요.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서 두꺼운 외투를 입어야만 해요. 


  그럼에도 아이스 카페라테를 마시기 위해 카페로 향해요. 


  손에 든 이 커피를 다 마시면 나도 오늘의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날씨가 변덕스럽지만, 추웠다가 약간 따뜻해졌다가 다시 추워졌다 하는 것을 보니 우리는 봄의 입구에 서 있는 것 같아요.


  봄을 생각하면 벚꽃이 만개한 나무들이 일자로 나열되어 있는 길이 보여요. 


  바람은 차갑지도 미지근하지도 않고, 벚꽃이 바람을 맞으면 핑크색의 벚꽃 잎들이 우수 수수 머리 옆으로, 팔 옆으로, 다리 사이로 떨어져요.    그때 코 끝이 찡해지도록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3초 숨을 머금었다가 내뱉어요. 


  하나,


  둘,


  셋.



  숨을 3초간 머금는 동안, 봄이 완연하게 저의 몸을 잠시 통과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저의 몸도 봄의 기운으로 가득 참을 느껴요.



  봄에 저는 무엇을 할까요?

  눈이 오던 12월 31일에 계획했던 새해의 목표를 하나, 둘하고 있을까요?

  미루어왔던 운동을 하고 있을까요?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 설레어요.

  두꺼운 외투 속에 몸을 구석구석 안에 넣었다면, 봄이 되면 숨겨왔던 몸의 구석구석을 내보여야 할 때예요.

  봄이 오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거리를 걷고 싶어요. 사진에 담는 것도, 눈에 담는 것도 다 하고 싶어요.








  잠시 앉아서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 머물고 싶어요.


  봄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TPO에 맞게 옷을 입고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노트와 펜을 쥐고, 적을 거예요. 제게 보이는 봄을요.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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