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erilim Dec 24. 2023

아무튼, 경청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우리는 경청하는 자세를 갖기보다는 '나는…'이라는 말을 쉽게 꺼냅니다. 오랜만에 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지인분들을 생각해 보았어요. 그들은 얼마나 내 얘기를 들으면서 고달플까… 하고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에서 이 단어를 시작했는지 저조차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더 오피스>에 나오는 대사처럼, 말하다 보면 제가 진정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떠오르길 소망해 보는 거죠.

  이훤 시인이 말한 것처럼, 책을 쓰려는 사람은 어느 때보다 늘어났는데 독서인구가 줄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모두가 자기 말만 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어쩌면, 느슨한 연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예전에는 친구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점점 어렸을 때 만났던 친구들보다는 저의 루틴 한 생활 바운더리 안에 들어와 있는 주변 지인분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랜 친구에게 오랜만에 만나 '저의 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해야 하지만, 이미 저를 알고 있는 주변 지인분들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소원한 관계는 아닌데 말이죠.

   우리는 앞으로 '개인 사정'을 말하기에 앞서 듣고 있는 상대방의 말은 경청하였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목소리는 작게 내고 타인에게는 큰 경청을 하는 사회가 오면 조금 더 세상은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