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아군에게 받은 최고의 선물
11시 5분.
약속 시간 25분 전이다.
늘 일찍 도착하시는 선생님을 무의식이 염두에 두었나 보다.
한 바퀴 돌까.
그때 열린 문 사이로 와인잔이 보인다.
전시장인가 했는데 MY CHOICE라는 오브제 상점이다.
예술작품처럼 선이 아름다운 와인잔과 자기들.
0이 여러 개인 가격표에 전시 작품처럼 둘러만 본다.
그 옆으로 그린, 민트 등의 색이 고운 부채도 보인다.
11시 20분.
가격에 떠밀려서인지 지하 가구 상점까지 돌았는데도
시간은 그리 많이 흐르지 않았다.
식당 앞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기로 하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 나도 끼었다.
백발이 고운 분이
벤치에 앉아 열심히 책을 읽고 계신다.
선생님…?
선생님이 먼저 와 기다리고 계셨다.
내게 하얀 봉투를 하나 내미신다.
MY CHOICE.
여기 들르셨어요?
네.
저도 여기 들렀다 왔어요.
(선생님은 나보다 더 일찍 도착하셨구나.)
혜성 씨랑 어울릴 것 같아서 하나 샀어요.
선생님이 봉투를 내게 건네신다.
부채다. 민트색. 와인잔 옆에 놓였던.
10년을 한결같이
내게 온기를 불어넣어 주신
선생님.
색이 고운 부채를 부쳐본다.
시원하다. 그리고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