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
유심한 내가 지녀야 할 단어.
억지로 힘을 내지도,
감정의 파도를 타지도,
생각의 열차에 오르지도 말아야 한다.
화살처럼 날아들어
뇌의 세포를 쑤시고
심장의 질긴 껍질을 꿰뚫어
온몸에 파고드는 잡념의 벚꽃을
맞이하지 말아야 한다.
딸기 요플레처럼 걸죽하고 치밀하게
보기만 해도 배부르게 차려진 벚꽃은
사흘이면 흩날리고 흩날려 몸통에서 떨어져 나간다.
꽃잎이 떨어져 나가고 생채기로 빨개진 그곳에
연둣빛 새싹이 돋는다.
유심한 벚꽃이
무심하게 흩날린 뒤
몸통에 새겨진 연두를
나의 무심이 유심하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