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딨으랴.
운동을 지도하다 보면 한 발로 서 10초간 서 있거나, 짐볼을 이용해서 신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동작을 종종 하게 합니다.
그리고 개인운동을 시작하기 전, 몸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밸런스 운동을 판단의 척도로 삼기도 하고요.
이처럼 몸의 균형을 얼마나 잘 잡느냐는 우리 몸의 부상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한발 서기로 몸의 균형을 잡을 때 우리 몸 내부에서는 3가지 감각기관들이 뇌와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1. 시각기관
2. 청각기관(전정기관)
3. 체성감각기관
이 세 가지 감각기관을 통해서 우리는 주변을 명확히 볼 수 있고, 중력의 방향 및 움직임의 방향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요. 한발 서기가 어렵지 않게 20초 정도 유지할 수 있으시다면, 눈을 감고 시행해 보세요. 난이도가 확 올라감을 느끼실 겁니다.
또, 푹신한 쿠션이나 밸런스 패드를 놓고 지면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난이도를 올리는 것도 밸런스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단순히 '외줄 타기'를 잘하는 것에서 벗어나, '균형감각'은 전체 신체 밸런스를 조화롭게 유지해 줌을 의미합니다. 걷거나 혹은 뛰면서 균형감각을 잃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고, 이는 노년기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실제로 노인들의 사망위험 2위가 '낙상'인 것만 봐도 우리가 얼마나 우리의 몸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있지요.
제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흔들림이 곧 안정이다’는 것입니다.
흔들림과 안정, 변화와 균형은 상호보완적입니다(익숙한 것과의 결별-구본형. 어렸을 때 자전거를 배워본 사람들은 다 알 것입니다. 비에 젖은 흙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정확히 직선행로를 그리진 않을 겁니다. 자세히 보면 삐뚤빼뚤 여러 곡선을 그리며 나아갑니다. 오른쪽으로 기울었으면 왼쪽을 향해서 핸들을 돌리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지, 핸들을 정면으로 강하게 꼭 잡고 있으면 넘어지게 됨을 몸으로 느껴본 사람은 두 발 자전거를 타는데 익숙합니다. 오른쪽, 왼쪽을 왔다 갔다 하는 큰 곡선을 그리다 작은 곡선을 그릴 때까지 우리는 이리저리 흔들리며 안정을 잡게 됩니다. 움직임으로서 넘어짐 없는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흔들림을 통해 균형을 배웁니다.
같은 말로 취약함이 곧 강인함입니다. 내가 가진 부족한 점, 내가 두려워하는 부분들이 나를 성장하게 만듭니다. 완벽함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요. 지극히 인간이 만들어 낸 단어일 뿐, 완벽한 인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취약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또한 강인함입니다. 그것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취약하기에 강할 수 있는 거지요.
필라테스를 할 때도 완벽한 동작을 만드려고 하지 마시라고 합니다. 온전한 몸상태가 먼저 만들어진 상태에서 과정에 힘을 실어 조금씩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특정동작을 만들기 위해 과하게 애쓰다 보면, 정작 몸은 온전한 상태에 놓여있지 못하게 됩니다. 원하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가는 과정도 온전치 못하게 됩니다. 온전히 몸에 집중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가는 '과정의 발걸음'에 집중해야 합니다. 과정에서 결과가 아니라 지금 보다 더 나은 과정으로 가는 것뿐입니다. 운동 동작들을 온전히 느끼고 온전히 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