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그랜트와 그레이스 켈리의 비주얼이 다 해낸 영화
“To Catch a Thief” 1955년의 히치콕 영화 한국 제목 “나는 결백하다”는 히치콕 영화답지 않게 강력한 서스펜스는 아니다. 지금 영화라면 오히려 로맨틱 코메디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래서 개봉 당시에 극과 극의 평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난 50년대에 이 영화를 본 관객이 아니라 그저 전설의 두 배우 캐리 그랜트와 그레이스 켈리의 러브라인 만으로도 영화가 즐거웠다. 드론이나 그래픽 수정 없이 그려지는 프랑스 남부 풍경와 니스 해변. 경찰차를 따돌리는 장면은 “빨리감기” 기술이 쓰여진 옛날 영화 특유의 감성과 대사가 꽤나 정감 있다. 은퇴한 왕년 보석도둑 역할은 최고의 미남배우 캐리 그랜트가 연기한다. 187cm의 훤칠한 키에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고 얼굴은 50년대 미국 포스터에나 나올법한 일러스트처럼 혹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에 나올법한 캐릭터 처럼 생겼으니 도둑이 아니라 살인범이라 해도 관객들은 그의 편에 설 수 밖에 없을것 같다. 그에 걸맞게 모두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그레이스 켈리. 그 여성스러움과 세련됨은 지금 배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영화에서도 언급되듯 그레이스 켈리의 아름다움은 성숙한 여성스러움인듯 하다.
왕년에 가장 잘나가던 보석 도둑인 존 로비(캐리 그랜트)는 은퇴 후 프렌피 리비에라에서 한가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예로부터 부자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프랑스 남부 해변(니스, 칸느 등)에 또다시 보석도둑이 나타나고 존 로비를 의심한 경찰들이 그를 쫓는다. 본인의 누명을 벗기위해 직접 범인을 잡기로 한 존 로비는 부자들의 보석을 보험들어 주는 보험회사 직원에게 다음 타겟일 가능성이 높은 리스트를 입수하게 된다. 바로 이 장면에서 키슈 로레인(Quiche Lorraine)이 등장한다. 아마도 키슈가 이 당시엔 상당히 생소한 프랑스 음식이었던듯 하다. 그 후 히치콕의 키슈 레시피라며 미국ㅇ에 많이 소개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영화에서는 줄거리와는 맞지 않게 키슈에 대해 소개까지 하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거 키슈 로레인이라고 하는건데 한 번 드셔보세요”라고 존 로비가 권하자 보험회사 직원은 “아! 들어봤어요! 정말 맛있네요!! 입에서 살살 녹는데요!!” 라고 감탄한다.
키슈 로레인은 로레인 지방에서 만들어 먹던 계란 파이이다. 로레인 지방은 원래 독일 영역으로 17세기에 프랑스 군이 점령하게 된다. 독일 파이였던 키슈를 프랑스인들이 페이스츄리를 사용하여 파이 껍데기를 만들고 생크림 등 다른 재료들을 첨가 해 더 맛있고 예쁘게(프랑스인들 이니까) 만든것이 오늘날의 키슈이다. 키슈에는 계란 외에 다양한 재료들이 취향에 맞게 들어가도 되지만, 로레인 지방이 돼지고기로 유명한 지방이니만큼 스모크 햄이나 베이컨이 들어가야 제대로 키슈 로레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맛있게 업그레이드 된 키슈는 영국군에 의해 영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런던에서 엄청나게 유행을 하고있던 키슈는 1990년대에 들어 뉴욕의 카페에서 대유행 하게 된다. 속 재료만 바뀌면 얼마든지 여러종류의 파이가 나오고 식사대용으로도 가능한 좋은 카페 아이템 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뉴욕에서 자리잡은 키슈가 들어온 것이다. 하루 전에 만들어 놨다가 데우기만 해도되고 재료만 바꿔주면 얼마든지 색다른 요리가 되며, 간식, 아침식사, 점심식사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파이 크러스트는 요즘 베이킹 전문 몰에서 구매가 쉽고 원할 경우 만드는 법도 매우 간단하다.
키슈는 단품으로라도 커피하고 곁들이며 브런치로도 손색이 없지만 세트로 곁들여 지는 것이 샐러드이다. 영양 균형이나 맛 면에서 샐러드만 곁들여지면 완벽한 한 끼가 된다.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샐러드는 니스식 샐러드이다. 고든 램지가 “여름에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샐러드”라고 극찬한 이 샐러드는 “정통” 레시피를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고 여기서 꼭 소개하고 싶다. 어느 프렌치 요리사는 페이스북에 니스식 샐러드 레시피를 잘못 올렸다고 계정을 닫아버렸다고 할 정도이니 프랑스 특히 니스 사람들의 니스식 샐러드에 대한 자부심을 짐작할 수 있다.
니스식 샐러드란 무엇일까.
1800년대 니스의 시장(mayor)은 요리책의 저자이기도 했는데 여기저기 난무하는 니스식 샐러드를 안타깝게 여겨 정의를 내려주었다.
1. 삶은 달걀이 올라갈것 2. 토마토는 소금에 3번 절여낼 것 3. 앤쵸비가 들어가면 참치는 생략! 참치가 들어가면 앤쵸비는 생략! 4. 나무 그릇에 담을 것 5. 익힌 채소는 올라가지 말것!
니스 샐러드 Salade Niçoise
[재료] 4인분
달걀 2개, 토마토 6개, 오이 1/2개, 피망 1개, 앤쵸비 4마리, 파 1줄기, 완두콩 200g, 마늘 1쪽, 블랙올리브 반컵, 바질 4줄기, 올리브오일 1/3컵, 소금, 후추 필요량
1. 달걀은 끓는 물에 10분간 삶아서 찬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겨 준비한다.
2. 토마토는 4등분 해서 소금을 살짝 뿌려 놓는다.
3. 완두콩은 살짝 데쳐 준비한다.
4. 오이는 씻은 후, 아주 얇게 썬다.
5. 피망은 씻은 후, 아주 얇게 썬다.
6. 파는 씻은 후, 아주 얇게 썬다.
7. 앤쵸비(기름에 절인 멸치)는 3등분 한다.
8. 마늘은 반으로 자른 후, 샐러드를 담을 그릇을 문지른다.
9. 달걀은 4등분 하여, 완두콩, 오이, 피망, 쪽파, 앤쵸비, 올리브와 그릇에 담는다.
10. 절인 토마토에서 나온 물은 버려주고 다시 소금을 살짝 뿌려준다. 나머지 물기도 제거해 주고 그릇에 담는다.
11. 바질은 다져서 작은 볼에 소금, 후추 간을 하고 올리브 오일로 드레싱을 만든다.
12. 드레싱을 부어준다.
키슈 로레인 Quiche Lorraine
[재료]
(13센티 케이크팬)
달걀 2개, 달걀 노른자 1개, 파이시트, 판체타 혹은 베이컨 50g, 덩어리 햄 50g, 무염버터 20g, 그뤼에르 치즈 1/2컵, 크림 100ml, 넛맥 필요량, 소금, 후추 필요량
1. 오븐은 200도씨로 예열한다.
2. 베이킹 팬을 버터로 코팅한다.
3. 타르트/파이 시트(페이스트리 생지)를 깔아준다.
4. 베이컨과 햄은 작은 깍둑썰기를 한다.
5. 버터를 조금 두른 팬에 베이컨을 볶는다.
6. 베이킹 팬(시트작업 완료한)에 볶은 베이컨을 부어준다.
7. 베이킹 팬에 햄도 넣어준다. 균일하게 분배한다.
8. 볼에 달걀 2개와 노른자 한 개, 크림을 넣고 잘 섞는다.
9. 소금, 후추, 넛맥으로 간을 한다 (치즈가 들어가는 것을 감안해 소금간을 조금만 한다).
10. 믹스쳐를 파이쉘(베이킹 팬)에 부어준다.
11. 오븐을 180도씨로 낮추어 20~30분간 겉이 노릇해질 때까지 익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