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amond head Oct 27. 2022

운명처럼 흘러간 그곳 “투스카니의 태양”

힐링하러 갔는데 또 우여곡절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문직 부부로서 안정된 삶을 누리던 프란시스는 벼락같은 이혼통보를 받는다. 통곡하고 남편과 싸우고 내연녀를 찾아가 욕설을 퍼붓는 장면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차분히 결혼생활을 마감한 그녀는 이태리 투스카니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 몇 년이 버려져 있었을지 짐작도 안가는 집을 덜컥 사버린다. 여기서 잠깐! 내 주변 사람들 얘기를 하고싶다.


노처녀가 된 A씨는 직장생활도 힘들어지고 개인 생활에도 지쳐 프랑스 와인 학교를 등록해서 긴 휴가를 간다. 짜잔~~ 백마 탄 왕자님(벨기에 귀족님)이 나타나 결혼하고 예쁜 공주님도 낳고 행복하게 살고있다.


뭔가 이런 동화책 같은 얘기가 펼쳐질 것을 기대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좀 더 현실을 담았다고나 할까. 왠지 여기서 부터 로맨스가 시작될것만 같고 뭔가 신이 마술을 부릴것만 같지만, 현실은 역시 또 다른 종류의 우여곡절로 프란시스를 미치게 한다. 그렇다. 현실은 위의 벨기에 귀족을 만난 분의 이야기 처럼 흘러가기가 쉽지 않다. 이번엔 내 주변 사람 중 현실 깨닫게 해주는 얘기를 하겠다.


일본인인 B씨.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낀 B씨는 평소 꿈꿔오던 프랑스 와이너리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와인학교에 아예 등록해 버린다. 상상대로라면 멋진 프랑스 남자가 등장한다거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녀는 알콜중독이 되어 일본으로 돌아왔다.


한국인 IT컨설턴트로 높은 직급에 잘나가던 그녀. 싱글의 삶을 즐기기 위해 트래킹을 시작하였고 네팔로 트레킹여행을 떠난다. 처음엔 다리가 삐끗하는 사고를 겪는다. 이러면 꼬옥 근육질의 그을린 피부를 가진 멋진 산악인(외국인)이 등장해 줘야 뭔가 공식에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그 후 더 심한 사고를 겪고 시체도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실화들은 내가 노처녀 시절 너무나 떠나고 싶어할 때 주변에서 “워~워~”하며 들려준 얘기들이다. 물론 실화이다. “투스카니의 태양”이란 영화를 선택하면서 난 뻔한 공식을 기대했었다. 풍경만으로도 볼만한 영화쟎아! 했었다. 하지만 또 여주인공과 함께 화냈어야 했고 슬퍼했어야 했다. 상처가 치유받고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시 열고 새로운 삶을 사는 시점까지 신데렐라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이영화가 로맨틱코메디가 아님을 깨달았고 좀 더 심각하게 보게 되었다. 프란시스의 집을 수리하는 일을 맡은 폴란드 이민자들과의 우정, 그 중 젊은이와 로컬소녀의 사랑. 절친 패티에게 닥친 시련(임신 중 아이를 원치않는다는 파트너에게 버림받음). 그녀와 함께 아기를 맞이하는 여주인공은 투스카니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인생의 모든 스텝을 간접경험한다. 그리고 비로소 그녀의 상처가 치유되어가지 않았나 싶다.


누구나 살면서 관계에서 상처받게마련이다. 나도 처음엔 떠나면 다 해결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40대 후반의 아이엄마가 된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무모한 도피였는지 피식 웃음이 난다. 다 그때 겪어야 할건 겪어야 하는거. 도망다니면 결국 더 늦게 맞닥들이게 되니 빨리 해결하는게 낫다 라는게 요즘 생각이다. 그렇게 내 안에서의 안정과 치유와 여유가 생기면 비로소 행복이 찾아온다는걸 왜 몰랐을까? 도망다니면서 낭비한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


자 그럼 이태리 더더군다나 투스카니라니 음식장면이 어찌 빠질까? 프란시스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것도 이 요리이다. 파티를 열고 직접 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정이 생기고 마음이 통한다. 이태리 요리의 매력은 간단히 준비가 된다는 것이다. 몇 시간을 끓이거나 졸이는 경우가 별로 없다. 최고의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들의 럭셔리인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태리 대표 소스 바질페스토이다. 한 병 사려고 하면 꽤 비싸고, 많이 넣어 먹기도 아깝다. 예쁜 병에 담아 선물해도 너무나 좋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파스타만 삶아서 비벼먹어도 좋다. 가스불 한 번 켜지않고 만들수 있는 이 소스는 나의 최애 레시피이다. 이제 비싼돈 주고 찍어먹기도 아까운 이태리에서 비행기타고 온것 대신 그야말로 홈메이드 후레시 바질페스토를 만들어 보시길.


바질 페스토 BASIL PESTO

[재료]

바질 80g, 파르마산 치즈 70g, 올리브 오일 30~40g, 마늘 2쪽, /아몬드 가루 50g, 소금, 후추 필요량


1. 바질은 , 줄기 부분을 다듬는다.

2. 파르마산 치즈는 갈아서 준비한다.

3. 마늘은 한 번 으깨서 준비한다.

4. 모든 재료를 푸드프로세서(혹은 절구)를 이용해 갈아준다.

5. 마지막에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

 

Tip 1. 소금은 치즈를 감안해서 안 넣어도 무관하나,

취향 껏 양 조절해 주세요.

Tip 2. 마지막에 레몬즙을 조금 넣어주어도 됩니다.

Tip 3. 한국 마늘은 맵고 아린 맛이 있으므로 하루 정도 숙성하면  맛있습니다.


이전 03화 달콤씁쓸한 삶을 담은 영화 “Chocolat 쇼콜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