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콜렛 별로 안좋아해!” 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하면서 줄리엣 비노쉬, 조니 뎁, 주디 딘치 등 호화 캐스팅과 완벽한 배경, 그리고 매 장면 등장하는 초콜렛은 오죽완벽하였는가. 흠잡을 데 없는 이 영화를 열 번도 넘게 본듯 하다. 난 정말로 초콜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하는 초콜렛 맛을 상상한다. 비안느(줄리엣 비노쉬)가 아르만데(주디 딘치)에게 대접하는 칠리가루를 뿌린 핫초콜렛은 호로록 마시는 소리만 들어도 그 진함이 느껴진다. 스산한 바깥날씨, 딸그락 소리내며 세팅되는 모카잔, 꾸덕하게 주전자에서 떨어져 잔을 채우는 핫초콜렛. “저건 뭐야???” 속으로 외치며 영화에 빠져들어간다.
나의 최애 배우 줄리엣 비노쉬 특유의 아줌마스러움 이랄까. 한국의 아줌마같은 정많고 강인하고 때로는 여성스럽고… 왠지 조니 뎁과 어울리지 않는다 싶었는데 뭐 둘다 그 누구하고나 어울리는 신비한 배우들이다. 무미건조한 일상만 반복되고 금욕을 최고의 가치로 세뇌시키는 마을에 욕망과 쾌락을 상징하는 초콜렛 가게가 문을 연다.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게 하나 있다. “파티세리가 아니에요!” 비안느가 시장에게 “서프라이즈에요!” 라고 말한다. 베이커리, 파티세리, 초콜라티에는 다르다. 제빵과 제과와 초콜렛은 절대 같은 분야가 아니다. 모두 묶어 디저트 가게 혹은 빵가게라고 하면 매우 기분나빠할 전문가들이다.
이 영화에는 몇 개의 메인 장면이(사실 난 한 장면도 버릴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있다. 뒷뜰에서 벌이는 디너파티! 누가 상상이나 했는가. 모든 요리에 초콜렛 소스가 뿌려지는것을. 이 글을 쓰면서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도 깊게 심호흡을 해야할 정도로 난 그 장면에 반해 버렸다. 그리고 요리를 전문적으로 시작하면서 많은 초콜렛을 활용할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시도해 보았다. 여기에서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토마토 소스 파스타에 다크초콜렛을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김치찌개 끓일 때 김치가 너무 익어 신맛이 과할 경우 설탕을 넣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단 맛이 가미된다기 보다는 신 맛을 중화 시키고 깊은 맛을 더한다. 지금이야 너무나 많은 요리 프로그램들이 생겨 많은 비법들이 공개 되지만,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적지않은 충격이었다. 단지 초콜렛을 주제로 한 영화라서 설정한 건가? 할 정도로. 하지만 이론적으로도 음식에 초콜렛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똑똑한 방법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맛의 깊이를 다르게 한다면 조미료 설탕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꼬옥 다크초콜렛을 요리에 넣는 것을 시도해 보시길 감히 부탁드린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feel good movie”이다. 중간중간 웃고 울고 감동하고 해피엔딩이다. 금욕의 상징이었던 시장님도 결국 초콜렛을 먹고 마음이 열리고, 사랑에 눈을 뜨고…
그럼 프랑스 사람들은 피크닉 가서도 만들어 먹는다는 기본 중의 기본 프렌치 초콜렛 무스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어느 초콜렛을 사용하느냐가 관건인데 단맛에 가려 초콜렛의 풍미가 사라질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카카오 65%이상의 다크초콜렛을 권한다.
이 레시피는 프랑스 요리의 대가 보큐스(BOCUSE in your kitchen)에서 가져온 것이다. 사진도 같은 책에서 발췌한 것이다.
프렌치 쵸콜렛 무스 Chocolate Mousse, Mousse au chocolat
[재료]
세미스윗 쵸콜렛 125g, 실온 버터 30g, 설탕 50g, 달걀노른자 4개, 달걀흰자 4개
*최소 2시간 전에 준비합니다.
*하루 전에 준비해서 냉장보관하면 더 좋습니다.
1. 쵸콜렛과 버터를 중탕으로 서서히 녹여준다.
2. 설탕을 조금씩 섞어가며 녹인다.
3. 크리미한 질감이 되면 큰 볼에 옮겨 담아 미지근하게 식혀준다.
4. 달걀 노른자를 하나씩 섞어준다.
5. 달걀 흰자는 머랭을 낸다.
6. 머랭을 쵸콜렛 믹스에 섞는다(머랭이 죽기 않게 폴딩하며 섞기).
7. 재료가 완전히 섞이면 유리그릇에 담아 냉장고에서 굳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