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육아일기
나는 무엇에 겁이 났던지 모르겠네.
너와 나 둘만 남은 첫 날을 지내며
이런저런 이유를 울음으로 서럽게 소리 내는 너를 곁에 두자면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나도 서러이 엉엉 울었어.
우는 너를 안고
울지마 울지마
누구에게 전하는지 모르는 말을 쉴 새 없이 뱉으며
세상에 너랑 나랑 둘만 남겨져서
서로의 언어로 그 힘듬을 알아주라 부르짖는 밤이었어.
왜인지는 모르겠어.
그냥 네가 울면 너무 힘들더라.
너의 울음도 어떤 종류의 소리일 뿐인데
작은 너의 힘듬이 전해져서일지
그렇게 겁이 나고, 속상하고, 불안하고, 미안했어.
이제,
결국 별 일 아닐 수많은 별 일들을 겪고 마음 졸이고 안타까워하겠지.
너의 예쁨 만큼이나 오늘 같은 울음과 미안함이 쌓여 사랑이 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어.
이렇게 호되게 마음을 쓸어내리고 나니
너도 나도 처음 겪어 내는 이 시간이
조금 수월하게 지나가 주기 바라는 욕심을 저만치 밀어두게 됐어.
그냥 별 일없이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 있다면,
작고 연약함을 걱정하고
건강을 기도하는 마음은 이런 거구나.
건강하게만 지내자.
건강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