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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영혼 Apr 01. 2020

앞으로 2주는 매우 고통스러울 것...

정말 2주면 됩니까??

    앞으로 2주는 매우 매우 힘들 것이다. "This is going to be a very, very painful two weeks".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수백만의 감염자와 20만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더욱 놀라울 것도 없다. 오늘 또한 트럼프는 마스크에 대한 언급도 했는데 그것은 바로 '마스크가 없다면 스카프를 쓰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듣는 순간 내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꼈다. 아마 나만 느낀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마스크는 필요 없다던 미국 정부는 방향을 바꿔 마스크 착용 관련 회의를 했다고 한다. 


  3월 초, 매년 돌아오는 독감과도 같은 거라며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사투를 애써 무시하던 대통령의 트윗으로 미국은 지금의 혹독한 결과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뉴저지주는 오늘 시신 보관용 냉동트럭을 주 전체에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오늘 하루만 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와 4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온 뉴욕주는 말 그대로 팬데믹의 한가운데에 있다. 뉴욕 주지사, 앤드류 쿠오모의 동생인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는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되었다. CNN 내 3번째 감염이라고 하니 그 여파가 크리라 생각된다.  오늘 휴스턴 내 의료진이 뉴욕을 돕기 위해 비행기로 이동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오늘 텍사스주 주지사는 STAY-AT-HOME 행정명령을 주 전체에 내려 첫째 프리스쿨은 한 달이 더 늘어난 5월 4일까지 문을 닫는다. 물론 그 외 꼭 필요한 병원, 약국, 마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닫아야 한다. 남편이 일하는 병원에서도 의료용 마스크가 모자라 수술실에서 일하는 남편은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을 버텨야 한다. 이것이 세계 최고 병원이라는 곳의  현실이다.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집에 최대한 머물라는 행정명령을 어기고 지구가 끝나는 날까지 교회 문을 열겠다며 예배를 강행한 목사를 체포했다. 








가끔 클릭해 보는 코로나 바이러스 업데이트 상황판인데 한 번 열어볼 때마다 훅훅 늘어나 있는 숫자에 매번 놀라고 긴장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업데이트되는 수치들



확진자수가 많은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다.






  미국은 앞으로 4월 15일 정도를 확진자수와 사망자 수가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트럼프도 앞으로 2주간은 아주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각 주마다 최고점을 찍는 시기가 다른데 뉴욕은 미국 전체의 최고점보다 조금 빠른 4월 10일 정도에, 텍사스는 2주 정도 후인 5월 초에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21대 총선, 미국 내 재외국민 투표는 모두 취소되었다. 부디 내 소중한 한 표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랐고 아이 둘과 함께 하는 길이 최대한 안전하도록 동선을 짰는데 허무하고 속상하다. 






4월은 하루 2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이란다. 






  4월 한 달간 예측 그래프를 보면 하루 사망자가 많게는 3천 명이 넘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있다. 부디 저 예측이 빗나가길 바랄 뿐이다. 


  이런 예측에도 불구하고 마트에 가 보면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사실 쓰고 싶어도 쓸 마스크가 없는 게 현실이다. 미국 내 의료진들이 집에 머물러 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을 SNS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의료장비, 침대, 약까지 부족하다는 뉴스가 계속 나온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 바이러스에 미국은 지금 당황해하고 있다. 믿고 따를 정부가 없다.지금은 주단위로 긴밀히 움직이는데 정부의 즉흥적인 대응에 방해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오늘도 지친 몸으로 돌아온 남편은 평소보다 일찍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눈인사만 하고 잽싸게 욕실로 들어가는 상황이 익숙해졌다. 이런 생활이 앞으로 몇 달이 더 지속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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