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대학교를 갓 입학하여 조별과제라는 걸 알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던 나는 세계 경제, 정치 관련 각종 보고서를 매일같이 접했고 우연히 발견한 'UN세계행복보고서'를 홀린 듯 열어보았다. 그게 훗날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판도라의 상자였는지 모르고 그저 '행복'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버렸다.
수능을 갓 졸업한 나에게 행복은 입시 해방감으로 부터 느껴진 감정이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행복이 그게 맞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자유로움? 머릿속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호기심 가득한 채로 열어본 그 보고서는 전 세계 나라의 행복 지수를 순위 매겨 어떤 나라가 가장 행복한 나라인지 가시적으로 보여주었다.
'Denmark'
첫 번째 줄에 덴마크라는 나라가 적혀있었다.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나라인데, 고작 세음절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대체 어디 있는 나라인가 싶어 검색해 보니 북유럽이란다. 그 당시 내가 가장 멀리 가 본 건 제주도. 그 마저도 배를 타고 갔기 때문에 비행기는커녕 공항 근처도 가본 적이 없었다. 북유럽을 검색해 보니 물가가 아주 비싸서 여행으로 잘 찾지 않는 나라였다. 시급 4천 원 대 알바를 하며 매월 30만 원씩 저금을 하던 나에겐 우러러볼 수밖에 없던 높디높은 절벽산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는 나에게 닉과 주디가 사는 주토피아 같은 곳이었다. 내 상상 속에 그 나라는, 따뜻한 햇살이 가득해 동화 같고 사람들은 다 웃고 다녔다. 무지개빛깔을 띄는 행복은 곳곳에 방울방울 흐드러졌다. 그때 결심했다. 돈을 많이 많이 벌어서 덴마크에 여행 가겠다고. 내 상상과 같은 모습일지 궁금했다.
그날, 집에 돌아가 일기장에 써 내려갔다.
'서른 살이 되면 덴마크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모을 수 있겠지?,
그때가 되면, 행복을 찾으러 떠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