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로 출국
"왜 하필 덴마크야?"
봄기운이 도는 연둣빛 세상을 맞이한 내가 가장 먼저 한 건, 어린 날의 내가 서른이 되면 하기로 했던 걸 떠올린 것이었다. 퇴사한 이유이기도 했던, 나의 꿈이 불현듯 떠올랐고 그날, 코펜하겐행 항공권을 발권했다. 연락이 오는 지인들에게 덴마크로 한 달살이를 하러 간다고 말하면 하나같이 대답이 똑같았다. 왜 하필 덴마크냐고, 물가도 비싸고 볼 것도 없지 않냐며, 덴마크 가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한다.
나도 막상 그렇게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그럴싸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냥, 그냥 가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사실 '그냥'이라는 단어 앞에는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그곳에 대한 갈망과 오랜 고민, 그리고 커다란 결심이 담겨있었다. 그걸 장황하게 설명하기엔 부끄러웠고 또 간단하게 말하자니 요약할만한 단어가 그냥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비행기에 올라타서 오랜 비행시간 동안 또다시 나는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 상상 속의 그 나라의 모습은 20대에도 30대에도 여전히 무지갯빛이었다.
"잠시 후, 이 비행기는 카르트럽 공항에 착륙합니다."
긴 꿈을 꾸고 눈을 뜨니 덴마크에 도착해 버렸다. 그토록 그리던 행복의 나라에, 발을 내디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왜인지 모르게 울컥했다. 서른이 되면 꼭 덴마크에 가겠다는 그 결심을 10년 가까이 품었던 마음이 내는 목소리였을까.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간절함의 표현이었을까?
영롱한 하늘빛이 내 눈을 가득 감싸고돌았다. 코펜하겐의 빛은 따스했다. 나이 먹고 가장 먼저 없어진 감각이 설렘이라고 생각했는데 온몸이 두근거리는 거, 이거 설렘 맞지? 나, 드디어 왔다, 덴마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