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버터맛이 크루아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크루아상은 훨씬 더 넓고 깊은 맛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겉면의 식감이 포슬하고 전체적으로 은은한 단 맛이 나기도 하고, 소금이 간이 짭짤한 단짠의 맛, 또는 발효된 밀가루의 향이 부드럽게 퍼지는 맛도 있다.
우리밀을 사용하는 own은 On a Wheat field Nearby의 줄임말이다. 백밀, 통밀, 호밀 그 종류마다 농부의 이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전국 각지의 밀을 매일 소량씩 제분을 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빵에 깊은 향이 스며있고 밝은 색상의 빵들은 더 신선해 보인다.
결이 쫄깃하고 버터향이 나는 크루아상이 있다면,
own의 크루아상은 오히려 아주 얇고 수분감 있게
부서지면서 향긋한 밀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Own 크루아상은 우리밀 크루아상이다.
한입 베어 물자마자 입안에 퍼지는 밀가루향에 빵이 이렇게 신선할 수 있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 신선한 밀 향이 입안에서 증폭됐다. 그다음에는 은은한 단맛이 올라왔고, 밝고 얇은 그리고 아주 살짝 수분기를 머금은 껍질의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깔끔한 통창으로 된 가게 안,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기분 좋게 빵과 커피를 먹었다. 이렇게 신선 빵은 처음 먹어보는 것 같았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좋은 원재료의 향이 더 잘 느껴졌던 것 같다. 다른 빵들도 궁금해져 몇 개 더 주문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어느새 종이기방이 묵직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