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건너 한 집이 낯선 맛집인 '연희동‘에서,
망설임 없이 온고로 향하는 건 작고 진한 색의 크루아상 때문이다. 크루아상은 크기가 클수록 결이 촘촘하지 않을 수 있고, 색이 연할수록 맛이 밋밋해서 겉에 인위적인 단맛을 입혔을 확률이 높다는 게 나의 평소 지론인데. 온고는 딱 이상적인 모습의 크루아상을 만들어 낸다.
연희동 주택가를 한참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온고. 가게 내부는 절반이 작업실이고, 나머지는 한두 팀 정도 머물 공간이 있는 아담한 빵집이다. 제과점(Patisserie) 답게 여러 종류의 과자나 케이크류가 있고, 수량은 각 2~3 개정도로 많지 않다. 그마저도 동네 단골손님들이 오픈 시간에 맞춰 바로바로 사가는 것 같았다.
운 좋게 그날의 마지막 남은 크루아상을 살 수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바로 아메리카노도 한잔 내어주셨다. 먹고 가는 손님들에게는 늘 그렇게 해주시는 것 같았다. 커피 한 모금에 금세 동네 사람이 된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고 진한 크루아상은 무게도 꽤 묵직하다.
말도 안 되게 촘촘한 밀도 높은 크루아상.
한 입에 바로 엄청난 풍미가 느껴진다.
촘촘한 결마다 잘 배어있는 버터 향이
짭조름한 맛 때문에 더 돋보이는 크루아상.
버터 맛이 진하지만 그렇다고 먹었을 때 느끼하거나 속이 눅지지 않다. 오히려 제과점(patisserie)에서 만든 크루아상답게 섬세한 단맛이 더 해져있다. 살짝 오래 구운 겉면에서 나는 고소한 맛도 좋다.
오래도록 입 안에 기분 좋은 버터향의 여운이 남는 크루아상. 몇 번이고 먹고 싶은 그런 온고의 크루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