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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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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Aug 05. 2021

[휘케치북] 21.08.05

추천곡과더불어 시시콜콜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All I Know So Far - Pink’


계절은 정말 신기합니다. 더위는 같은데 7월의 더위와 8월의 더위가 다르니 말입니다.

가을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묻었습니다.

창밖을 가만히 보면서 이 말에 동의하시다가도 나가서 길을 걷다 보면 뭐가 다르냐 더워 죽겠다 정말 여름이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

그럼에도 그 발걸음을 멈추고 나면 이제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시겠지요.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기까지 떨어지지 않은 식물의 열매들은 수확의 계절을 기다립니다.

이제 마지막 고비인 태풍을 이겨내면 됩니다. 늘 하나가 가면 하나가 옵니다.

얼마 전에는 엄마한테 누군가가 내 삶을 지켜보고 있다가 마음이 평온하다 싶으면 뒤흔드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인생이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이 맞아서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엄마는 늘 맞는 말만 해서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올해 5월에 발매된 Pink의 신곡을 가져왔습니다.

힘이 나고 위로가 되는 노래입니다. 

오랫동안 휘케치북을 올리면서 Pop 가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이 곡은 가사 해석을 함께 보면서 들으면 더 좋을 듯합니다. Wikipedia에서 Pink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딸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라고 하네요.


Pink를 처음 알게 된 건 28살 여름에 창만이 형과 제주도에 갔을 때입니다.

창문을 열고 초가을 제주도를 가로지르는 길에 형이 틀어둔 노래가 너무 신나고 가슴이 트여서 이후로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월정리 쪽으로 가던 밤길에 헤드라이트를 바다 쪽으로 켜고 크게 노래를 틀어둔 채 둘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는데 막춤도 막춤도 그런 막춤이 없었습니다.

그날 밤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또래들과 회를 먹던 중 두 분이 오는 길에 춤추는 것을 봤다며 미친 사람들 같아서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밤이라서 우리는 타인을 못 봤는데 헤드라이트 속에 있어서 타인에게 우리는 잘 보였나 보군요.

가슴에 뭔가를 토해내고 트이고 싶을 때 Pink 노래와 그때를 종종 떠올립니다. 

칠흑같이 어둡던 그 밤에 우리에게만 쏟아지던 헤드라이트를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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