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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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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Aug 12. 2021

[휘케치북] 21.08.12

추천곡과 더불어 시시콜콜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Okinawa - 92914'

'Moonlight - 92914'

'Sunset - 92914'

'Koh - 92914'


권주평, 이준기 두 사람이 만든 그룹 92914의 곡들을 가져왔습니다.

저로써는 이 음악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들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굳이 설명해보자면 감정에 거슬리는 게 하나도 없는 노래입니다.

편안하고 여유롭습니다. 모나고 각진 부분이 없습니다.

목소리도 힘을 주지 않았고 연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운전 중에 곡을 처음 접했는데 당시 곡이 재생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로 운전을 했고, 곡이 끝난 뒤에는 뉴에이지였나?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92914의 노래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Okinawa입니다.

한강, 비양도가 보이는 협재 바다, 한낮의 애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처럼 여유롭고 느린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여유로운 모든 순간에 어울리는데 왠지 햇볕이 있는 순간에 들으면 좋더라고요.


월요일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아산 병원에 어제는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대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혹을 떼어낸 후 전이가 없는지 추적관리하기 위함이고, 어머니는 지난달 망막에 주사를 맞아서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광주에서 오고 가는 길이 고되지만 만나니까 그저 좋은 게 인생입니다.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호남선 앞에서 기다리는 순간도 좋고, 함께 밥을 먹는 것도 좋습니다.

코로나가 위험하니까 김밥을 사서 서울대 병원 잔디밭 쪽에 있는 벤치에서 먹었는데 그 30분 남짓한 시간이 소풍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노트북을 가져오셔서 무려 세 시간 동안 궁금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저녁을 못 드시고 내려가셨는데 휴게소에서 갈비탕을 시켰다가 뜨거워서 몇입 못 먹던 중에 방송에 차 떠나야 한다고 호출당했답니다.

15분의 정차 시간에 어떻게 그 갈비탕을 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려서는 서울로 가는 아들, 군대 가는 아들, 캠핑에 여행에 어디론가 떠나는 아들을 배웅하는 부모님의 손짓을 창문 밖으로 봤는데

이제는 광주로 돌아가는 부모님께 제가 손을 흔듭니다.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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