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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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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Sep 01. 2021

[휘케치북] 21.09.01

추천곡과 더불어 시시콜콜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고백 - 박혜경’

‘Rain - 박혜경’

‘빨간 운동화 - 박혜경’

‘하루 - 박혜경’


대학교 때 노래방이나 거리에서 누군가가 박혜경 노래를 부르면 그 주변이 굉장히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바뀌곤 했습니다.

노래의 마법이고 가수 박혜경의 힘입니다.

미성의 목소리와 소녀 같은 외향이 가수 박혜경이란 사람의 이미지였고, 그녀의 노래 또한 그런 이미지를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고백뿐만이 아니라 다른 노래가 모두 그렇습니다.


그녀가 부른 <빨간 운동화>라는 곡이 사방에서 들릴 무렵에는 제 생애 처음으로 빨간색 운동화를 샀습니다.

너무 튀지 않나 싶었던 운동화도 그 무렵부터는 좋더군요.

동그란 눈동자와 발랄한 단발머리, 작고 가녀린 몸을 가진 그녀가 애달프게 부른 <Rain> 이란 노래가 발매된 이후엔, 비가 오는 날마다 <Rain>을 듣는 게 당연했습니다.

계절이나 날씨마다 떠오르는 곡이 있는 것처럼 대학 시절 내내 박혜경의 <Rain>이 비 오는 날의 대표곡이었습니다. 

목소리가 예쁘고 밝은 풍 리듬이 많은데도 목소리 자체에 우울함이 조금 묻어있어서 이 곡(Rain)이 잘 어울렸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좋아하는 가수 아이유도 그렇습니다. 설명하긴 힘들지만 그루미 한 느낌이 묻어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보낸 택배가 아침에 도착했습니다.

지난번에 안과 검진을 위해 서울에 오셨을 때 콩자반과 진미채 반찬을 부탁드렸더니 그것이 도착했나 봅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화장품과 건강식품, 반찬이 들어있더군요.

이 나이가 돼서도 화장품은 엄마가 선택한 걸 사용하고 있습니다.

콩자반과 진미채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지만 글을 쓸수록 과거를 되짚는 일이 많고, 과거를 되짚을수록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몇 가지 음식이 그립더군요.

중학교 1학년 때 도시락을 싸야 했는데 도시락 통 안에 반찬이 대부분 콩자반, 멸치, 진미채, 장조림으로 수렴됐습니다.

이른 아침, 작은 도시락 통에 넣을 수 있는 반찬이 얼마나 있었겠습니까만은 그 어린 마음은 섭섭하고 불만스럽더군요.

그런 마음을 가졌던 과거의 어느 때가 미안하고 애잔합니다.

그때 먹고 싶었던 것들(소위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은 자취하는 동안 쉽게 먹을 수 있는데 그 도시락 통에 있던 것들은 먹을 수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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