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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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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Sep 08. 2021

[휘케치북] 21.09.08

추천곡과 시시콜콜한 일상 그리고 생각을 담았습니다.

‘무표정 - 레트로펑키’

‘충훈부 - 놀이도감’

‘너에 대한 모든 것 - 로코베리’


내일이면 집을 떠나는 가족이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고정된 가족으로 지내오던 중 첫 변화입니다.

그래서 늦은 저녁에는 간단한 다과나 야식을 함께할까 합니다.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이 헤어짐입니다.

이곳에 찾아옴으로써 시작되고, 떠나면서 완결되는 게 이곳 생활이지만 지난날의 애틋함 만큼 아쉽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지내는 것은 인생에 특별한 순간입니다.

여행에서 2-3일 친구와 함께 숙박하고,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보내는 하룻밤과는 다른 경험입니다.

같은 곳에서 같이 거주하면서 일상을 산다는 것은 아주 다른 이야기입니다.


거실에 앉아 집을 보이지 않은 곳까지 둘러보면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도 저마다 흔적은 묻히는 공간이 있고,

하루 이틀을 넘어 오랜 기간을 살면서 알게 된 다양한 개성들도 떠오릅니다.

베트남 이야기에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저는 참 헤어짐을 못하는 사람이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추천곡은 세 개인데 하나의 곡만 언급하고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레트로 펑키의 <무표정>입니다.

곡이 시작하자마자 이야 이 노래 뭐지 하며 감탄을 뱉었는데 밴드 이름마저 레트로 펑키입니다.

이름과 어울리는 가수가 이름과 어울리는 곡을 불렀습니다.

싱글 앨범 설명에 추천곡 <무표정>에 대한 설명이 너무 잘 돼있어서 그대로 붙여보겠습니다.


“절반의 어른들에게 건네는 위로.

어떤 남자가 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 한가운데서 문득 멈춰 선 무표정의 남자. 남자는 지금 생각에 빠져있다. 생각에 잠긴 남자를 마찬가지로 표정 없는 사람들이 스친다. 그러다 누군가 어깨를 툭 치며 인사라도 건네면 그는 금세 웃어 보일지도 모른다. 남자는 이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일에 아주 능숙하다.”


“주위 사람들이 불편해할까 봐 가짜 기분을 주고받고, 쓰라림은 말 대신 한숨으로 뱉는다. 스무 살을 훌쩍 넘어 이제 절반의 어른이 된 우리 모두의 모습 아닐까. 당신은 생각이 많은 밤에도 더 이상 페이스북에 글을 쓰지 않는다. 정말로 외로운 날엔 약속을 잡지 않는다. 이 곡은 그런 당신을 위한 노래다.

무표정한 얼굴로 이어폰을 꽂은 당신에게 이 노래는, ‘너는 혼자 있어도 울지 못해’라고 위로를 건넨다. 혼자 있을 때조차 울지 못하는 당신에게 울지 말라는 말 대신, 그저 쓸쓸한 듯 괜찮은 듯 담담하게 말한다. 무표정한 너의 그 마음을 이젠 알 것 같다고. 나도 너와 같다고.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가을이 왔고, 공기가 졸은 음악을 듣기 딱 좋을 만큼 식었다. 제목만큼이나 쓸쓸한 이 노래가 버스 안에서,  책상 앞에서, 늦은 밤 침대 맡에서, 그리고 제각각 어딘가로 향하는 길 위에서. 무표정으로 서있는 모두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충훈부 : 가장 가까운 친구가 사는 동네 이름에서 제목을 따온 노래

*너에 대한 모든  : 이별했던 그리고 이별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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