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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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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Sep 11. 2021

[휘케치북] 21.09.11

추천곡과 시시콜콜한 일상 그리고 생각을 담았습니다.

‘수족냉증 - Chan’

'Don't touch me, plz (Prod.공기남) - Chan'


오늘의 추천곡은, 

"나는 어떤 표정으로 얼어가고 있을까." 이런 기묘한 문장을 앨범 설명에 남겨둔 Chan의 <수족냉증>과 <Don't touch me, plz (Prod.공기남)>입니다.

<예쁘게 말하는 게>란 노래로 알게 된 이 가수에게는 얇게 늘어트리는 묘한 파트가 곡마다 있는데,

이 가수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이 부분에 있어서 <예쁘게 말하는 게>를 들을 때 매번 그 부분을 따라 불렀습니다.

미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목소리와 곡의 템포가 묘하게 기분 좋게 합니다.

가수 '공기남'의 프로듀싱이 곡마다 보이길래 무슨 관계인가 하고 찾아보니 Chan의 스승입니다.

'공기남'의 객원 보컬로도 활동했던 'Chan'의 첫 솔로 앨범 곡이 <Don't touch me, plz (Prod.공기남)>입니다.

틀에 박힌 일상으로부터 일탈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노래라고 설명되어있습니다.

음색과 멜로디가 가사와 무관하게 좋아서 의도를 표현하기 충분하겠네요.


평소보다 잠을 더 자고 일어난 아침에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습니다.

한 주간 이런저런 핑계로 소홀했던 것을 반성하듯 열심히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한주와 주말 오전까지 열심히 보내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해서 상을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맥도널드에 갔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빅맥 세트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상하이 스파이시 버거 사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라는 명칭이 낯설었지만 사진이 몹시 군침 돌게 생겨서 선택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치킨은 늘 옳아서 치킨 패티 맛이 정확히 상상되더군요. 

아주 오래전, 은박의 종이로 포장된 상하이 스파이시 버거가 저한테 넘버 원 일 때가 있었는데 갑자기 메뉴에서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등장한 상하이 스파이시 버거는 작고 얇아져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왜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했는지 이유를 놓친 것 같더군요.

이후로는 맥노널드에서는 치킨 버거를 먹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 터라 참 오래 관심 갖지 않았습니다.

빅맥과 치즈버거가 제 개인 취향이고 세계여행 중에도 가난한 여행자의 배를 채워주는 가장 고마운 수단이었습니다.

누군가 말하길 패스트푸드가 영양소 균형이 안 맞아서 몸에 나쁘다던데 가난한 여행 중에는 햄버거가 아니면 고기를 섭취하기 힘들어서 좋기만 했습니다.

빵과 고기, 소량의 야채까지 포함된 것 아니겠습니까.


토요일 날씨가 굉장히 좋습니다.

푸른 하늘과 선선한 날씨,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망원시장을 통과했습니다.

시장에는 추석 명절을 위한 과일 상자들이 가게마다 가득해서 길이 조금 더 좁아지고 조금 더 붐빕니다.

복숭아나 포도 가격을 확인하면서 명절이 다가오니 과일 사기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에선 물가가 올라서 잡히지 않는다는데 망원동 시장에서는 그런 것을 잘 모르겠습니다.

늘 사고 먹던 야채와 과일이 유별나게 비싸지진 않았습니다.

주마다 요일마다 오백 원-천 원의 변동은 있으나 어쨌거나 계속 저렴합니다.

마늘과 파, 계란을 사야 하는데 손에 햄버거와 커피를 들고 있어서 구입하지 못하고 구경만 하다 집으로 왔습니다.


청소 서비스가 한주 빨리 와버려서 조금 일찍 돌려보낼 땐 늘 깨끗한 집을 만들어 주시는 것에 감사한 편지를 드렸습니다.

큰 어른이 없이 청년들끼리 사는 공간이라 명절이라고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미숙하고 민망합니다.

편지와 함께 평소보다 조금 더 일당을 챙겨드렸습니다.

코로나가 생활을 잠식하고 이제는 감기처럼 병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집에 가만히 앉아서 마당을 보고 있으면 코로나 이전이나 지금이다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고향 집에 명절이라고 가진 않을 것이라서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10월 중순쯤 찾아뵌다고 전했습니다만 맘이 편치 않네요.

견학이 있는 날이어서 견학 오신 분을 돌려보내고 나니 온 몸이 나른해서 눕고 싶습니다.

주말인데 왜 더 자고 더 쉬지 않냐며 몸이 아우성치는 것 같지만

이런 날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책을 보는 게 너무 행복해서 잠을 자기 아쉬운걸 어떻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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