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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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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Sep 14. 2021

[휘케치북] 21.09.14

추천곡과 시시콜콜한 일상 그리고 생각을 담았습니다

'August 7:28 P.M. - homezone'


부득이하게 차에서 MS팀즈를(화상) 하게 됐는데 날씨가 쨍하고 유난히 덥더군요.

차문을 살짝 열고 창문도 조금 내렸습니다.

조수석 앞쪽에 삼발이를 고정하고 아이폰을 가로로 세팅하고 팀즈에 접속하니 상대방이 보입니다.

"자 이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과 동시에 아이폰 온도를 낮춰야 한다며 핸드폰이 먹통이 돼버렸습니다.

대체 뭘 했다고 이 고급 스마트폰은 열 받은 것인가 싶어서 당황한 채 이리저리 만져봤으나 동작하지 않습니다.

온도에 대한 안내 문구와 긴급 통화만이 되는 상태가 반복되다가 2-3분쯤 지나서야 상태가 돌아옵니다.

가뜩이나 더운 차 안에서 땀이 삐질삐질 났습니다.

삼각대로 세워 둔 곳이 햇볕에 노출돼있어서 온도가 달궈지는 것인가 싶어서 기어이 손으로 들고 한 시간가량 진행하다 보니 나중엔 팔이 떨립니다.

코로나로 가장 활성화된 것이 구글 미트와 팀즈처럼 화상 회의 기능입니다.

시간은 2년이란 시간을 향해가고 있고 화상으로 진행되는 많은 활동들이 이전에 비할바 없이 깊고 넓게 뿌리를 내렸지만 단 한 번도 마음에 든 적은 없습니다.

늘 화상을 마치고 나면 제대로 말을 한 것인지 내 표정과 목소리는 온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화는 상대와의 호흡인데 제대로 호흡이 안된 채 겉도는 느낌입니다.

차라리 전화 통화를 개인적으로 나눌 땐 그렇지 않은데 왜 화상으로 여러 명과 함께하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이 상황이 어색해서일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서울 하늘이 벌겋게 물들어서 상당히 아름다웠습니다.

정말 붉은 노을이었습니다.

영등포 여기저기에 선 건물들 사이로 그 빛이 파고들었고,

조금은 무더운 공기지만 창문을 내리면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충분히 집으로 가는 길을 즐길만했습니다.

그런 때 듣고 싶었던 곡입니다.

<August 7:28 P.M.> 해가 저물 때의 여운이 남는 아쉬운 감정, 해가 지고 나서의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담고 있는 곡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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