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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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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Sep 16. 2021

[휘케치북] 21.09.16

추천곡과 소소한 일상 그리고 생각을 담았습니다

<9월 16일 휘케치북>


‘있잖아 - DAY6’


편의점에서 오랜만에 사발면을  먹었습니다.

컵라면은 늘 덜 익은 상태입니다.

완전히 익은 컵라면을 먹는다는 것은 저로썬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조금 덜 익은 컵라면의 면발은 몇 젓가락 후 마지막 면을 뜰 때쯤에는 완전히 익습니다.

컵라면은 용기가 작기 때문에 온도가 잘 보존되고 봉지라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은 면은 금방 익어버립니다.

조금 덜 익었을 때는 국물이 면수에 덜 침범받아서 조금 더 날것의 맛이 납니다.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본디 컵라면은 야외나 단체에서 먹은 기억이 많고,

그런 환경에서는 처음 운 좋은 몇을 제외하곤 덜 뜨거운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익은 라면은 사치입니다.

그 기억이 모이고 모여서 이젠 으레 그렇게 먹어야 맛있는 줄 아는겝니다.


가만 보면 같은 음식도, 심지어 레토르트나 가공식품도 사람마다 먹는 방법이 참 다릅니다.

봉지로 끓이는 라면을 저 같은 경우 눈대중으로 맞추고 후추를 추가로 뿌리는가 하면

집에 있는 다른 가족은 용지 뒷면에 있는 ml 단위의 물을 정확히 계량하고 안내된 순서와 시간을 지켜 따릅니다.

봉지라면의 경우는 완전히 익거나 조금 불어도 괜찮습니다.

라면에 밥을 함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엔 크게 한두 숟갈을 라면을 끓이는 첫 단계에서부터 넣어 조리합니다.

라면에 밥이란 면을 다 먹고 나서 말아먹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제 방법대로 첫 단계부터 넣어서 끓인 후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어보면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베어 흡족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밥을 따로 말아버리면 아무래도 밥은 국물을 침범하고 국물은 밥에 완전히 섞이지 않아서 겉돌다가 싱거워져 버리기 마련입니다.

식은 밥을 뎁히거나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 토렴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애초에 넣고 끓이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쌀뜨물을 사용하면 찌개 맛이 진해지는 것처럼 이 경우에도 농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DAY6가 부른 <있잖아>입니다.

폴킴의 노래를 밴드 곡으로 기분 좋게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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