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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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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Oct 13. 2021

[휘케치북] 21.10.13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가을이긴 한가 봐 - 종현, 고영배’


시야가 몹시 좋은 날, 깨끗한 하늘에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달과 별이 있습니다.

별이란 신기하게도 밤하늘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연달아 보입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앞 사거리에서 긴 신호를 받고 있던 중에 창문을 보면서도 6개의 별을 찾았습니다.

신호가 바뀌고 그 길을 지나치고 나서도 별빛이 마음에 남아 좋은 밤입니다.


어제저녁을 먹다가 시작된 대화가 열두 시 무렵까지 이어졌는데 그중에 

낭만이란 뭘까요?

죽기 하루 전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회사에서 일은 힘들지 않나요? 

목표를 잃어버렸어요

이런 문장들이 생각납니다.

그 많던 대화중에 이 네 개 문장이 잔상처럼 따라와서 오늘도 스스로 이 문장에 답을 해봤습니다.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하고 나면 나라는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드러납니다.


질문 중에 목표에 대한 것이 그중에서도 유독 도드라지게 이 저녁까지 따라붙어왔는데,

이는 6년여 동안 시험 합격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달려왔는데 이제 그 결실을 맺을 것 같은 순간이 되자 목표가 없어져버린 듯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다음의 목표가 필요하겠다는 이야기만을 서로 나누며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는데  

뭔가 뒷맛이 스스로 쌉싸름하게 남아서 오늘까지 곱씹고 있습니다.


최초에 그런 전문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을 텐데, 어떤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도 있었을 텐데 

시험은 관문에 불과한데 그것이 목표가 돼버렸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6년이란 꽤 긴 시간을 달려왔지만 결승선이 아니라 이제 시작점에 서있단 말을 저한테 해봅니다.

이 말이 저한테도 필요한 말이고 의문이고 생각인 것 같아서.


휘케치북 추천곡은 가을의 노래입니다.

고유한 음색으로 늘 감성적이고 쓸쓸하고 리드미컬한 종현의 음색과 유쾌함이 늘 묻어있는 고영배의 듀엣곡입니다.

고영배라고 해도 소란이고 소란이라고 해도 고영배라고 이해되는 이 사람의 목소리가 종현과 합해지니 곡 전체의 균형이 좋습니다.

너무 인디 곡 같지도, 너무 대중적인 음악 같지도 않은 적정선에 있습니다.

우울하지 않고 쓸쓸하지도 어둡지도 않은 곡, 그렇다고 너무 밝지도 쾌활하지도 않은 딱 중간 어디쯤의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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