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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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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Oct 21. 2021

[휘케치북] 21.10.21

추천곡과 소소한 일상 그리고 생각을 담았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사랑이 있나요 - 김뜻돌'


백반이라고 써두고 뷔페인 집보다 양철로 된 쟁반에 한상을 차려주는 곳이 좋다.

선택권이 없이 차려진 밥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엄마의 밥상은 반찬투정이 있었지만 식당에서 주는 상엔 투정이 없다.

받아들이는 마음의 시작이 다른가보다.

작은 그릇의 나물부터 생선구이, 진한 김칫국까지 맛있게 먹는다.

사람들이 말하길 이런 한상은 각종 조미료로 자극적이기 때문에 맛있다고 하지만

이 한상에 담긴 영양소가 자취방에서 직접 해 먹는 일상의 밥보다 알차다.


서울의 밥상은 어느 후미진 동네의 골목이라는 장소와 무관하게 비싸고 한상을 차려주는 곳은 더 비싸다.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가면 저절로 인심이 후하다는 말이 나오는 게 서울 사람의 시선이지만

지방에서 서울로 시선을 옮기면 서울 밥상이 유독 각박하다.


백반에는 값을 떠나서 오래된 정서가 있다. 


카페에 앉아 왠지 멍한 기분으로 휘케치북 글을 쓰다가 '세계여행을 떠나는 이유'에서 사용하는 문체로 써 내려왔음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문체에 맞춰 글이 진행된 탓에 되돌아가면 맛이 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대로 뒀습니다.

어제 한낮에 생선구이 백반집에 들러 8000원 백반 단일 메뉴를 시키고 앉아있던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어제와 동일한 카페에 찾아와서 노트북을 펼치고 앉았는데 어제는 창가 쪽에 오늘은 가게 가장 안쪽에 앉았습니다.

어제는 카페에 들어와서 카페 내부는 등진채 창 밖을 보고 평온했고,

오늘은 카페 가장 안쪽에서 카페 전체를 눈에 담으며 단체 손님들의 소란스러운 백색 소음과 함께 합니다.

음악은 여전히 피아노 곡으로 나지막이 평온하고, 주인아저씨의 음료 준비하는 모습이 차분하고 고요하고 정성스러움을 봅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김뜻돌의 <실패하지 않는 사랑이 있나요>입니다.

가족 중 한 명에게 추천받은 가수의 곡인데 곡 자체의 공간감이 노출 콘크리트 공간에서 누군가 노래하는 느낌입니다.

이 노래가 담긴 앨범은 듣는 모두가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사랑을 흠뻑 맞고 좋은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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