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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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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Nov 05. 2021

[휘케치북] 21.11.05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사랑하자 - 김수영’

‘Bitterlove - Ardhito Pramono’

‘Meteorites - LIGHTS’


하루 종일 망원동을 돌아다니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그의 발걸음이 늘 집 앞 골목을 지나치기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그의 모습을 봅니다.

망원동에 이사 온 이후론 줄곧 그랬습니다.

특별한 목적이 없다 생각한 그 발걸음이 이해된 것은 근래의 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삶을 보고, 사람들 틈으로 들어가고 지나치고 있습니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들은 그저 동네의 일상이고, 그저 지나치기에 가끔씩 그가 서서 피우는 담배 연기는 매우 공허하다는 걸

우연히 뒤에서 걷다가 알게 됐습니다.

아주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사람들도 마찬 가지입니다.

강남대로와 홍대처럼 사람이 많은 거리를 지나치는 사람들 중엔 그저 사람이 그리워서 걷는 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 속이 그리워서 그 속으로 들어가 하염없이 눈에 담는 사람이 있습니다.

손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어서 대중 속의 나라는 존재가 고독하지만 그래도 사람들 틈에 있으면 세상의 일부가 된 느낌이 있습니다.


오늘은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할아버지 뒷모습이 유독 눈에 밟혔고 구겨신은 신발에 드러난 발이 시렸습니다.

깜빡이는 초록불에 멈춰 서서 건너편으로 가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어쿠스틱이란 단어가 붙는 서정적인 노래들은 여린 목소리가 많다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진채 노래를 들으면 김수영의 목소리는 왠지 시원하고 넉넉합니다.

가수 임정희처럼 시원하게 고음을 지를 수 있을 듯한 목소리로 나름 톤과 음을 낮춰 담담히 불러버리니 가사에 집중하기 참 좋습니다.

지난해 11월 참 많이 들었던 노래 김수영의 <사랑하자>는,

서로를 사랑해주자는 노래입니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Ardhito Pramono의 <Bitterlove>와,

어제 장작 같다며 추천한 곡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LIGHTS의 <Meteorites>를 함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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