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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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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Nov 17. 2021

[휘케치북] 21.11.17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Hear you calling - Adam Turkey’

‘너를 만난 후로 참 행복했다고 - 한승우’


지난주에 차 시동을 켜는데

차량 경고등이 떴다 사라진 일이 있어서 서비스센터에 왔습니다.

잠깐 뜨고 금세 사라지는 경고등에도 마음이 찝찝한 게 운전자의 마음인지라 미리 예약해둔 방문입니다.

집을 나와 여의도를 빙 돌아가는 길에 은행나무, 벚꽃 나무들이 물들어 예뻤고

평일 한낮 서울이 한가로워 좋습니다.

가을을 보면서도 벚꽃이 폈던 여의도를 떠올리니 사람 마음이란 참,

창문을 내리고 천천히 가는 길에 장범준의 노래를 연달아 들었습니다.


지금은 확인되지 않고 금세 뜨고 사라졌던 경고창이란 말에 갸우뚱한 직원은

점검을 세밀히 해보겠다며 두 시간 반 가량의 대기를 예고했고

이런 시간이 필요할 것을 미리 짐작하고서 노트북을 챙겨 왔습니다.

이상이 있으면 이상이 있다고 곧장 보고하는 기계는 참 사람과 다르고

겨울이 되면 다양한 고장이 드러나는 것은 또 사람과 닮았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작게 글을 쓰고

이리저리 보고 싶은 글을 보고

음악도 듣고 영상도 보며 기다립니다.


검사 결과 배터리가 약해진 것 외에는 어느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배터리가 굉장히 많이 소모돼서 교체를 고려해보실 때가 됐다며

시동이 이전에 비해 버벅거리는 것도 배터리가 약화된 탓이고 경고등이 시동 때 일시적으로 점등됐던 것도 그런 사유라고 합니다.

안전과 관련된 무엇 하나가 안정감을 얻으면 마음이 좋습니다.

삼천 명이 넘었다는 코로나에 대한 위험이 사라지면 얼마나 마음이 좋을지 기대됩니다.

휘케치북에 글을 연달아 보다 보면 세상이  아름답고 무슨 일이든  좋다고 하니 이것도 .


어제 연극이 끝나고 주인공을 태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를 태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연신 들었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간다는 것이 너무 큰 감사고 행복이라 합니다.

서울로 상경해 꿈을 키워가는 청춘에게 늘 외로움이 큰 적이고 힘든 일입니다.


쏟아부은 열정으로 기진한 몸을 이끌고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유독 쓸쓸하고 씁쓸해서,

이따금 지하철에 홀로 스마트폰 대신 앞을 보고 있노라면

앉을 곳 없는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붙잡고 서서 흔들리는 사람들의 무표정함이 애잔하고 대견합니다.


추천곡은 한승우의 <너를 만난 후로 참 행복했다고>입니다.

“행복이란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나에게 행복을 알게 해 준 모든 이들을 위한 노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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