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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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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Nov 23. 2021

[휘케치북] 21.11.23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야경 - 볼빨간 사춘기’


홈플러스에서 1,990원 어묵 한 봉지를 사 왔습니다.

멸치, 다시다, 오뎅을 한데 넣고 끓이면서 파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국간장과 멸치액젓으로 간을 했습니다. 

매콤한 게 좋아서 페페론치노 여섯 알도 넣었습니다.

작은 냄비에 끓이는 국은 간을 맞추기 쉽고 금방 농밀해집니다.

꽤나 그럴싸한 오뎅탕을 먹었습니다


볼빨간 사춘기의 야경은 하늘로 쏘아 올리는 작은 폭죽 소리로 시작합니다.

고요한 밤바다의 어둠에 빛나는 폭죽의 줄기가 솟아 올라 터지고 퍼지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가수 안지영의 야경은 별빛과 같은 폭죽이 터지는 순간인가 봅니다.

이맘때 나의 밤은 추운 날 오뎅을 사러가는 길의 정취입니다.

포장마차나 오뎅을 파는 가게에서 한가득 오뎅을 사다가 집에서 냄비에 끓여 뜨겁게 먹는 게 아빠의 즐거움이었고 또 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아주 어릴 땐 냄비를 아예 들고 가서 사 오기도 했습니다.


어떤 날엔 길가에 서서 먹기도 했습니다.

오뎅보다 국물이 좋아서 종이컵을 불어가며 호르륵 국물을 마시던 그 밤이 커서도 여전합니다.

차가운 공기와 그 어두운 밤에 따뜻한 오뎅 국물이 몸에서 퍼지는 온기를 어찌 잊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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