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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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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Dec 01. 2021

[휘케치북] 21.11.30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이대로만 - 로꼬’

‘산책 - 오웬’


이틀 전 애정 하는 이들과 만남이 있었고

강남에서 오래전부터 가던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치킨을 먹고 있으니 지금이 2021년인지 2011년인지 모르겠더군요.

치킨의 맛은 그대로 

작은 가게와 노란색 간판에 호프란 글자도 그대로

불친절한 사장님도 그대로

치킨과 소주 가격만 무섭게 올랐습니다.

10년 전 코찔찔이 신입사원 시절에 마시던 소주 한잔처럼 여전히 싸하고 쓴 술을 한잔 했습니다.


은행업무를 볼일이 있어서 다음날에도 강남을 찾았는데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도 그대로, 지하 1층의 분위기도 그대로, 은행과 ATM, 화장실과 아티제까지 모든 것이 그 자리에서 익숙하여 기분이 묘했습니다.

강남이 특별한 건 아닌데 강남에 특별한 기억들이 많은 탓입니다.


범람하는 기억에 마음이 간질거렸고 

손에 미묘하게 땀이 날 정도로 기묘한 흥분 속에 차에 올라탔습니다.

강남 이곳저곳을 걷고 싶고 카페와 식당을 오가며 하루를 보내고 싶었으나 노트북을 챙겨 오지 않은 탓에 집으로 가야 했습니다.

강남대로를 관통하고 한남대교로 향하는 길에 로꼬의 음악이 나오는데

이틀간 이 미묘한 심경들이 곡의 도입부에 담겨있는 듯했습니다.

슬그머니 창문을 내렸다가 춥지 않아서 아예 다 내리고 볼륨을 키웠습니다.

가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기이하게 설레는 분위기가 곡에 있습니다.


노래가 넘쳐흐르는 시기입니다.

일단 지니고 있는 캐럴을 틀고, 추운 날이면 언제든 어울리는 재즈를 틀고,

이맘때 쏟아지는 시즌 송들을 듣습니다.

작년 재작년의 시즌송은 안 들은 곡이 많아서 이제와 탐험해도 새롭고 즐겁고, 

유독 아이돌이 부른 겨울 노래는 편견처럼 걸러 온 탓에 뒤늦게 발견하는 맛도 있습니다.

이런 곡들을 크리스마스 전까지 많이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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