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휘케치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훈 Dec 04. 2021

[휘케치북] 21.12.04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Regent’s Park - Bruno Major’


아주 오랜만에 택시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운전대를 놓으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좌우 창밖을 보는 것이었기에

차 뒷좌석에 앉아 목적지를 말한 후엔 줄곧 창밖을 봤습니다.

아침해가 뜨면서 세상이 불그스름하게 파스텔 톤으로 물들어 눈을 뗄 수 없더군요.

일곱 시 삼십 분에 해가 간신히 한강의 어느 대교에 걸려있었고,

해는 동쪽에서 뜨는데 서쪽의 하늘도 땅에 가까운 쪽은 핑크빛으로 아름다워서 어느 쪽을 보던지 즐거웠습니다.


택시가 다리를 건너는 동안엔 한강 동쪽으로 뜨는 해가 강에 그 붉은 자취를 비추고 물은 그 햇살에 반짝이며 빛나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웠고 뭉클했습니다.

그때 12월이라며 모아둔 노래 중에 잔잔하다 싶은 것을 골라 듣고 있었는데 Bruno Major의 곡이 좋아서 추천곡으로 가져왔습니다.

Bruno Major는 늘 옳습니다.


강이라기엔 내게 너무나 큰 한강의 일출에 문득 바다가 그리웠습니다.

동해로 가서 보던 일출이 좋아서 바다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해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 동쪽 바다엔 특별함이 있어서

파도치며 철썩이는 바다와 붉게 솟아오른 해만 시야에 가득 담고 앉아있으니 정신은 몽롱하고 가슴은 뜨거웠습니다.

해가 두둥실 위로 솟아 사위에 붉음이 없어질 무렵에야 자리에서 모래와 함께 일어났는데

거울을 보지 않았지만 내 얼굴도 몹시 붉었을 것입니다.

뜨거운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그것을 세상으로 토해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엔진을 켜 둘게 - 델리스파이스’

그때 아마 이런 노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휘케치북] 21.12.0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