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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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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Dec 06. 2021

[휘케치북] 21.12.06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청춘 - 페퍼톤스’

‘Youth - 다섯’


몇 해 전, 아니 아주 오래전

후배  명이 홍대 상상마당에서 보고 싶은 독립영화가 있다며 연락하더니 ‘족구왕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영화 제목이 그렇냐며 족구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했는데

얼마 뒤에 그 영화를 보러 갔더니 대사에서 ‘족구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하더군요.

순간 둘이 마주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영화는 정의할 수 없는 청춘의 어떤 것을 담고 있었고

주인공은 족구와 사랑에 직진하는 중이었습니다.

주변에 아랑곳하지 않고 온전히 좋아하고 온전히 노력하는 게 부러웠습니다.

그때 족구 하던 홍만섭이 응답하라의 정봉이가 되고 멜로가 체질의 손범수가 됐는데

생각하기에 안재홍이라는 배우는 족구 하던 홍만섭의 결로 가장 또렷합니다.


족구왕이란 그 독립영화는 그해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 알 수 없으나

저한테는 또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 또렷함엔 영화를 보던 때의 온도가 묻어있고 청춘의 기이한 열기도 있습니다.

여름이었고, 태양이 내리쬐던 날의 한 복판이었습니다.


영화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는 페퍼톤스의 <청춘>입니다.

음악이 음과 목소리로 풍부하지 않아 담백하고 왠지 김이 빠져 허전한데

크레딧이 올라가고 그 영화관을 빠져나오는 동안에도 신재평의 목소리와 그 밴드 사운드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상상마당을 나와서 사람이 북적이는 홍대 사거리에 서서 저마다 푸른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는 동안에도 계속 그러했습니다.

마치 햇살이 내리쬐는 학교 운동장에 서있는 듯했습니다.


<청춘>을 추천하는 김에 아주 상반된 비트와 음색, 해석의 <Youth>도 함께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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