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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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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Dec 15. 2021

[휘케치북] 21.12.14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Moon - ecru’


월요일 갑작스러운 한파가 왔었고 시린 공기만큼 시야가 좋은 날이었습니다.

휘케치북을 종종 읽는 이가 추운 겨울이길 바라더니 정말 이 추위가 좋냐고 묻더군요.

네 좋았습니다.

두텁게 옷을 챙겨 입고도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면 입에서 춥다는 말이 절로 나왔고,

퇴근길엔 한껏 냉랭해진 차에 올라타서 엔진이 돌아 차가 데워지길 기다리는 동안에 손도 떨고 다리도 떨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겨울은 본디 추운 계절입니다.


겨울이라는 노래들을 크게 틀고 집으로 돌아와

난방을 돌리고 가장 먼저 따뜻해질 바닥에 앉아 귤 까먹는 즐거움이 있었고,

12시가 지난 늦은 밤엔

따스한 콘텐츠의 영상이 보고 싶다며 태블릿을 손에 쥔 채로 침대에 올라갔는데

언제 잠들었는지 모른 채 뒤척이다 아침이 오고서야 눈을 떴지요.

곤히 잠든 동안에도 두어 개의 꿈을 연달아 선명하게 꿔서 눈을 뜨고도 꿈속을 헤매는 듯하여 한참 침대에 앉아 있었습니다.

정신이 곧장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특정 기억을 마음에 모아뒀다가

시기마다 계절마다 날씨와 온도마다 꺼내어 추억하고 즐거워하는 나에게도 잊힌 기억들이 많아서

꿈을 통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유독 그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에게 몹시도 좋은 인연이라 여기며 오랜 시간 더불어 살 것을 생각하던 그때가 있었음을 어떻게 잊었나 모르겠습니다.


몽롱함에 한참을 벗어나지 못하던 오전을 보내면서

영하권의 추운 날이 있었으니 혹시나 눈이 내리진 않을까 기대하며 일기예보를 기웃거리다가 따뜻해진 날씨에 풀이 죽었는데 

급기야 오후엔 비가 렸습니다.

비는 밤까지 이어졌고,

눈이 될뻔한 빗방울이라 생각하며 빗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꿈에서 벗어나기 전에 다시 꿈으로 가면 어제의 꿈이 이어질까 싶어 침대맡에 기대어 있습니다.


휘케치북 곡은 왠지 그리운 것들을 떠올리며 제가 듣고 있는 곡을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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