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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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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Jan 06. 2022

[휘케치북] 22.01.05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취중고백 - 김민석 (멜로망스)’

‘You - 멜로망스’


리메이크가 많은 요즘 유독 귀에 꽂히는 목소리가 있다면, 

멜로망스 김민석입니다.

얼마 전 취향 편차가 큰 장소에서 어울리는 곡을 따로 선곡할 시간이 없어서 

멜론 Top 100을 틀어두었다가 뒤늦게 듣게 됐습니다.

모두 흥얼거리는 것을 보니 주변 사람들은 이미 알고 들었나 봅니다.


오래된 노래들은 저마다 편곡으로 리메이크란 타이틀을 달고 불러지지만

누군가의 귀엔 새로운 곡이고

누군가의 기억엔 오래된 목소리를 불러옵니다. 오래된 기억도 함께.

원곡자 ‘필(Feel)’이란 가수가 부른 이 곡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5년 발매됐습니다.


김민석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You라는 곡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함께 추천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창밖 보길 좋아하는 나 이기에

몇 날을 벼르다가 

오늘 낮에서야 거실과 방 창문 앞을 가로막고 있던 불투명한 가림막을 제거했습니다.

왠지 그동안은 도쿄 시내에 있는 작은 비즈니스 호텔에 와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시야가 얼마나 훤하던지 밖이 그만큼 더 보인다는 것에 기뻐함과 동시에 나라는 존재도 더 보이게 됐음을 자각합니다.

뭔가 가리고 있던 것이 제거되는 것은 괜스레 발가벗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위축되게 하지만

그럼에도 가림막이 없어지니 좋습니다.


그동안 달지 않았던 커튼을 양쪽에 설치하고 창문 모두를 가렸다가 곧장 활짝 열어젖혔습니다.

아무래도 닫혀진 것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둠이 내려앉고 새벽이 찾아와 글을 쓰기 위해 창가에 붙어 앉아보니

유리창문에 빛이 반사되어 밖보단 안이 보일 뿐이지만 답답함이 덜해 좋습니다.

창밖으로 아주 큰 나무 세 그루가 보이는데 잎 하나 없이 앙상한 나무가 앞으로 시간의 지표가 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이곳에 앉아 글을 쓸 테니.


‘이럴 때는’ 이라며 한참을 곡을 고르고, 고른 곡을 들으며 우두커니 앉아있습니다.

1월 1일부터 야간으로 스케줄을 조정해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 패턴에 일상도 맞추려고 깨어있지만 아직은 이 시간이 익숙지 않은 탓에

머리가 썩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대체로 글이란 맑은 정신에서 쓰일 때가 많아서 한동안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12시면 잠들고, 아침이면 어떻게든 일찍 일어나서 밝음 속에 최대한 많은 하루를 보내길 바랬던 날들을 꽤나 오래 유지해왔기 때문에

야간에 움직이고 밝음에 잠들어온 이들이 새삼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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