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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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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Jan 06. 2022

[휘케치북] 22.01.06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러브레터 - 아이유’


초승달이 뜬 날이면 

초저녁에 망원역에서 한강 방향으로 걸어보세요.

그럼 그 어여쁜 모습을 내내 눈앞에 둔 채 걸을 수 있습니다.

석양이 내려앉을 무렵이면 황홀할 정도입니다.


합정역에서 16번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한강 쪽 하늘을 바라보면 달을 보며 버스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언제 버스가 오려나 목을 빼고 도로를 바라보는 사람들 틈에서 홀로 몸을 돌려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옆사람도 하늘에 뭐가 있나 싶어 그곳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예쁘죠?라고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오늘이 그 초승달이 뜬 날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을 보기 위해 광화문에 갔다가 네시 반에 도착했는데 여섯 시에 헤어졌습니다.

이놈들은 낮부터 만나서 이미 거하게 취했더군요.

덕분에 달도 보고 글도 씁니다.

나이가 들어 신체는 늙고 옷은 직장인의 것이 되었는데 그 옛날 학교 앞에서 웃고 마시던 때와 변한 것은 없습니다.

여전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게 사람이거나 친구들인가 봅니다.

쓰고 싶어도 쓸 가면이 없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쓸 마음도 없지만.


초승달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못다 한 집 정리를 하고

노끈으로 묶어둔 책 뭉치를 두어 개 풀어 그중 몇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노래 제목을 보면 저절로 그 노래가 머리에 재생되듯

제가 가진 몇 권의 책도 제목을 보면 다가오는 문구와 감성들이 있어서 굳이 펼치지 않아도 설렘이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읽어도 좋은 책을 오늘은 짜깁기 하듯 읽고 품을 생각입니다.


어제는 취중고백을 추천했는데 

우리가 한참 학교에서 붙어 다니던 그때 나오던 노래였습니다.

그래서 추천했고, 그래서 반가운 기억을 안고 만남을 다녀왔습니다.

곡으로 기억을 불러와 오늘 그 기억 속 조각들을 만났으니 더할 나위 없는 음악의 디딤돌입니다.


오늘 추천곡은 아이유의 <러브레터>입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미발매 곡으로 기타를 치며 부르던 곡이 

정승환에 의해 먼저 불려지고

이제야 본인 목소리로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타 하나와 목소리 만으로 곡이 나왔으면 하여 아쉽지만 이런 감성, 이런 스타일의 곡이 오랜만이기에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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