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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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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Jan 21. 2022

[휘케치북] 22.01.21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긴 꿈 - 새소년’


주차장에 가니 냉동된 차 한 대가 서있습니다.

성에라고 하기엔 얼음과도 같은 것이 창문이며 차체를 뒤덮은 탓에 아주 오래전에 얼려둔 차를 이제 막 꺼낸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헛웃음을 지으며 지갑에서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앞 유리창만을 열심히 긁어내고 

차에 올라 얼마 못 가서 다시 얼어붙는 전면부 유리창에 놀라 아직 가열되지 않은 엔진 열을 티끌까지 끌어모아 히터를 틀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아침이었나 봅니다.

실은 이번 겨울 이런 아침의 반복이 많습니다.


추위는 여전한데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

그 해가 뜨고 지며 만드는 노을을 날마다 보고 있으면

벌써 이 겨울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노을의 시간을 통해 다가옵니다.

아 이제 석양의 잔향이 여섯 시가 넘어서도 떠다니는구나 하며 말입니다.


연중 밤이 가장 길다는 12월 22일 동짓날이 지난 이후로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로 가는 것은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처럼 늘 착실한 반복입니다.

물론 지구가 태양을 일정하게 맴돌며 제 스스로 도는 것을 멈춰도 시간을 갈 테지요.


입춘이란 절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22년의 입춘은 2월 4일이니 이제 고작 2주 정도를 남기고 있습니다.

3월 5일에는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이고

늘 이 경칩이 되면 봄이 와버렸다 느끼니 이 추운 계절을 애틋하게 여기며 겨울의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이번 겨울은 영하권 날씨가 꽤나 많아서 겨울은 추운 계절이었지라며 깨닫게 되니 좋고 

드문드문 그러나 아주 드물진 않게 눈도 옵니다.

서울에 눈이 가득히 쌓여서 눈을 보고 만지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재잘거림이 들려온 날은 단 하루뿐이었지만

그 하루에 휘겔리 가족들과 함께한 탓에 굉장히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21-22년의 겨울은 아직 진행 중이고 매해 겨울은 반복되지만 

지나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글이나 한 장의 사진, 자주 듣던 노래, 기억에 남은 추억인가 봅니다.

그래서 시간을 애틋하게 여기며 잘 보낸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추억 거리를 잘 만드는 것에 한 꼭지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새소년의 <긴 꿈>입니다.

이 노래를 그저 듣는 것 외에 설명할 방법은 없지만

‘긴 꿈을 꾸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 꿈에서 깨어날 것임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어요”

라는 말에 시작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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