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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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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Jan 28. 2022

[휘케치북] 22.01.27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방에 모기가 있어 - 10CM’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 장범준’

‘폰서트 - 10CM’

‘행복하게 해줄게 - 장범준’

'노래방에서 - 장범준'

'매트리스 - 10CM'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주방으로 가서

습관처럼 커피를 내리려고 전기포트에 물을 붓고 

핸드 그라인더로 드르륵 하며 원두를 갈고 있는데

어디선가 매캐한 냄새가 납니다.

전기포트가 망가졌습니다.

얼마 전에도 한차례 작동이 잘 되지 않았는데 그때 놓아주지 못했습니다.


오래전 잔다리로에 있는 오피스텔을 떠날 때 선미가 선물해줬던 전기포트입니다.

그때는 커피를 직접 내려마시지 않았고

이따금 차 마실 물이 필요할 땐 주전자나 냄비에 물을 끓여 마셨는데 전기포트가 집에 생기고 나선 편리함이 많았습니다.


잔다리로를 떠나기로 한 것은

나의 다음 발걸음, 내 미래를 고민하던 때에

무언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닿은 이유였습니다.

그때는 나란 사람이 집과 사는 동네를 포함한 주거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모를 때였고

이후로도 그 잔다리로가 많이 그리웠습니다.


가장 피곤한 날 머리를 자르러 헤어숍에 가는 것은 내 오래된 패턴입니다.

정성 어린 누군가의 손길이 머리를 통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마음에 드는 머리가 기분을 환기시키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그런 이유로 샵을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연남동에 오픈한 예블이네 오브에 방문하면서 좋은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받는 것입니다.

샵에 들어가 앉을 때면 늘 이게 무슨 호사인가 싶어 가만히 앉아 머리를 맡기고 마음을 비운채 앉아 있습니다.


몸은 참으로 솔직해서 어떤 이상이 있으면 그것을 이상하다며 표출하는데

마음의 상태 역시 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지

평정심이 깨지면 두피에 열이 오르더군요.

그런 머리를 식히고 나면 마음도 덩달아 식어 차분해지고 평온해집니다.


전날 십센치의 노래를 추천했는데

생각보다 노래를 들어보지 못한 이들이 많았는지 제목이 이상하다느니 설렘이 있다느니 하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붙여서 들으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장범준과 10cm의 다른 곡을 가져왔습니다.

둘의 노래를 붙여 들으면 느낌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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